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17일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그동안 국내 증시 수급 이슈에서 금리 인상 영향이 크긴 했지만 시장에 선반영됐다"며 "이번 인상으로 악재는 해소됐지만 증시 상승을 기대하기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Fed)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간 유지해온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Fed는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기존 연 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서는 "고용시장에서 확연한 개선이 있었고 인플레이션도 중기적으로 목표치(2%)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미국 금리 인상 이슈는 전날 국내 증시를 봐도 선반영됐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현 시점에서는 앞으로를 봐야 할텐데, 현재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긍정적 모멘텀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생존에 대한 기업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다 1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에서 '호재'란 게 있겠냐고 그는 반문했다.
허 부사장은 "신입사원까지 퇴직 위기에 몰려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며 "비단 이 회사뿐 아니라 상당수 기업들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막대한 가계부채 역시 금리인상과 맞물려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의 상황도 여전히 불안하다"고 분석했다.
악재 해소로 증시 하방 경직성은 해소했지만 올라가는 건 시간을 갖고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허 부사장은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지리란 보장이 전혀 없다"며 "이런 때는 시장 자체가 아니라 개별 업종, 개별 종목을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구체적인 종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3~5년 장기 투자할 수 있는 기업과 배당 매력이 높은 기업 등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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