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패션관·식품관 들어서며 지하 1층 젊은이 쇼핑명소로
정유경의 '젊은 백화점' 실험…10~20대 1년새 8배 급증
[ 김병근 기자 ] 17일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영패션 전문관 파미에스트리트는 낮 12시가 가까워질수록 10, 20대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대학생 박철 씨(23)는 “같이 점심 먹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다”며 “젊은 감각의 브랜드와 맛집이 많아 자주 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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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강남점이 10, 20대 젊은이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 1층에 패션 및 식음료 매장, 영화관 등 복합쇼핑공간이 들어서면서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강남점에서 지난 10월부터 이달 15일까지 10, 20대 쇼핑객(구매자 기준)은 102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12만여명)의 8배 이상으로 늘었다. 영패션 매장이 기존 1322㎡(400평)에서 4628㎡(1400평)로 3.5배로 커진 것을 고려해도 큰 폭의 증가세라는 평가다. 같은 기간 강남점 전체 매출에서 10,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10.8%를 기록했다. 이 수치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강남점이 2000년 문을 연 뒤 처음이다. 강남지역 백화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박철원 파미에스트리트 팀장은 “강남권 백화점은 고가 상품이 많아 젊은 층 비중을 높이기는커녕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2012년 7.9%, 2014년 7.2% 등 감소하던 20대 이하 쇼핑객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파미에스트리트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강남점 증축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 9월 하순 문을 연 파미에스트리트는 국내 최대 영캐주얼 전문관이다.
국내외 90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는 게 특징이다. 30개 매장의 식음료 전문관 ‘파미에스테이션’과 함께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촉매 기능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 팀장은 “미래 VIP인 10, 20대 고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점의 ‘젊은 백화점’ 실험은 지난 3일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젊은 층이 약속 장소로 고속터미널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랜드마크 시설을 세워 ‘제2의 강남역’으로 만들자”며 파미에스트리트 조성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신세계가 지난해 본점 식당관을 리뉴얼하며 떡방, 술방 같은 전통음식 매장을 업계 최초로 들인 것도 정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강남점은 내년 초 5개층 증축까지 마무리되면 영업면적이 종전 5만1000㎡에서 7만5000㎡로 늘어난다. 롯데백화점 본점(7만㎡)보다 큰 규모다. 유신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은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백화점이 된 강남점이 내년에는 서울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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