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불러…"수평적 기업문화에서 아이디어 나와"

입력 2015-12-18 07:00  

Cover Story - 카카오

카카오의 기업 문화



[ 추가영 기자 ]
“지미,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정보기술(IT)기업 카카오에선 김 과장, 이 대리 등 직급 대신 영문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지미(Jimmy)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의 영문 이름이다. 카카오는 영문 이름을 부르는 것이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대표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이견을 내긴 어렵지만 ‘지미, 그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며 “모바일 소셜 플랫폼이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힘은 이 같은 수평적 기업 문화에서 나온다”고 했다.

설립 초기부터 수평적인 기업문화 유지

카카오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문화의 핵심으로 △수평적인 의사소통 △조직 내 투명한 정보 공유 △자유로운 업무 환경 등을 꼽았다.

카카오는 직함 대신 영문 이름을 부르는 것뿐 아니라 임원실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 임직원 간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대표를 비롯한 임원들이 殆便欲?한 공간에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통 기회가 늘어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조직 내에서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매주 화요일 오후 5시 ‘T500’이란 이름으로 전체 회의를 한다. ‘T500’은 화요일(Tuesday)의 T와 5시(5:00)를 의미하는 500의 합성어로 카카오 고유 문화로 정착됐다. 임직원 모두가 참석하는 전체 회의에서 기업 운영에 관한 주요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T500은 단순히 공지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참석한 임직원 전부가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토론의 장(場)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정보와 의견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업무 환경

카카오 사무실에선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통상 임직원의 30%가 앉지 않고 서서 일한다. 서서 일하는 문화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IT기업을 견학한 한 직원의 시도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소수 직원이 박스를 쌓아 올려 노트북 등과 눈높이를 맞추고 서서 일하기 시작했다. 차츰 서서 일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점점 더 많은 직원이 서서 일하고 있다.

카카오는 직원들의 이런 요구를 적극 반영해 현재는 신청을 통해 높낮이 조절을 할 수 있는 스탠딩 전용 책상을 제공하고 있다. 스탠딩 전용 책상은 업무 집중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시야도 넓어져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도움이 된다는 게 직원들의 평가다. 지나가는 동료와 눈을 맞추고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눌 수도 있고, 책상 주위에 모여 서서 회의를 바로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700여명이 스탠딩 전용 책상을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에서는 임직원이 킥보드를 타고 이동하기도 한다. 회사는 직원들의 요구로 사내 이동수단으로 킥보드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직원들의 취향을 존중하고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창의력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라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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