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자살 서울대생 "두뇌 아닌 수저 색깔이 생존 결정"

입력 2015-12-18 16:00   수정 2015-12-18 16:06

[ 김봉구 기자 ] 서울대생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자살했다. 유서에는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두뇌)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란 말이 적혔다.

18일 서울대와 관악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경 신림동의 한 건물 옥탑방에서 서울대 재학생 A씨(19)가 떨어져 숨졌다. A씨는 자살 직전 서울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 유서를 퍼뜨려주세요’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A씨는 “학문을 하는 것은 ‘정신적 귀족’이 되는 것이란 표현에 제가 정신적 귀족이 된 느낌이었다. 수저 색깔을 논하는 이 세상에서 저는 ‘금(金)전두엽’을 가진 듯했다”며 “하지만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다”라고 썼다.

전두엽은 두뇌의 한 부분으로 기억력·사고력 등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서울대에 입학할 만큼 우수한 두뇌를 가졌지만 현실에선 ‘금수저’를 이기지 못한다는 자괴감을 느낀 것으로 읽힌다.

A씨는 또 “제가 일생 동안 추구했던 가치는 ‘합리’지만 이 세상의 합리는 저의 합리와 너무나도 달랐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라고 비판했다. “개인적으로 비합리라 여길 수 있어도 사회에선 그 비합리가 모범답안이다. 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도 했다.

과학고 출신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재학생으로 알려진 그는 “(글을) 퍼뜨려 달라”며 “육체는 죽어도 정신은 살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A씨는 유서에서 메탄올을 마셨다고 언급했으며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유족과 A씨의 친구 등을 상대로 병력과 직접적 사망원인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