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특가항공권 구매해 봤더니…쉽지 않네

입력 2015-12-20 08:50   수정 2015-12-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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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예약 사이트 접속 어려워
접속 성공해도 항공권 매진 사례 많아




[ 안혜원 기자 ] 겨울 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국내 항공사들의 특가 경쟁이 거세다. 여행 계획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귀가 번쩍 뜨일 만한 할인율을 내세우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기자도 그랬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업체의 할인 행사 광고에서 '최대 74% 할인'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항공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공지를 보니 제주행 항공권이 무려 2만 원 남짓이었다. 하지만 가격 할인 폭이 크면 경쟁이 치열해 구매가 쉽지 않다는 얘길 접했다. 실제로는 어떨까. 직접 특가항공권 구매를 진행해 봤다.

진에어의 특가 행사가 진행된 지난 15일 오전 10시. 최저 2만2400원(편도 기준)의 내년 2월28일자 부산~제주 노선 항공권을 구입하기 위해 오픈시간에 맞춰 진에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빠르게 '국내선 예약' 버튼을 눌렀다. 한참을 기다린 후 기자를 맞이한 것은 '사이트 접속 대기 중' 문구. 다시 예약 버튼을 눌렀다. 여전히 접속 대기 페이지가 떴다. 그렇게 약 30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항공권 예약 페이지에 진입할 수 있었다.

항공편과 운임을 선택하고 구매 단계로 넘어가려는 순간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구매를 위해서는 먼저 '로그인'을 해야 한다는 것. 회원 가입 후 로그인을 위해 10여 분의 시간을 보내고 약 40분이 지난 뒤 사이트에 재접속했다. 2월28일은 선호도가 높은 날짜였던지 모든 할인항공권이 매진된 상태였다.

특가 항공권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강보윤 씨(29·여)는 "워낙 가격이 저렴해 특가 행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시작 시간에 대기했다가 구매한다"며 "인기 시간대 좌석은 구매 과정에서 1분만 지체해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다시 특가 항공권 구매에 도전해봤다. 이스타항공이 진행하는 국제선 특가 행사였다. 인천~오키나와 노선(최저 5만8000원·편도 기준)을 구매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회원가입과 로그인도 미리해 뒀다. 오후 2시 행사 개시와 함께 마우스가 부서져라 '국제선 항공권 예약'을 눌렀다. 옆 자리에 앉은 기자가 의아한 눈으로 쳐다볼 정도. 이번에도 접속자가 몰린 탓에 예약 페이지 접속은 쉽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에도 10분가량 고군분투한 끝에 항공권 예약 페이지에 접근할 수 있었다. 다행히 항공권은 날짜별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예약 직전 읽게 된 운임 규정에는 '이벤트/프로모션 항공권은 환불 불가'라는 문구가 있었다. 고민 끝에 결국 구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 김현기 씨(27·남)는 "싼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했는데 예기치 못하게 예매 날짜를 지키지 못해 표 값을 전부 날리게 된 경험이 있다"면서 "그 후로 아무리 저렴해도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큰 이윤을 보기 힘든 프로모션 항공권이 중간에 환불되면 항공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환불 불가 규정은 빈번한 환불을 막기 위한 위약금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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