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기자 ]
무디스가 한국에 부여한 신용등급 Aa2는 위에서 세 번째다. 이보다 높은 등급은 Aa1과 Aaa뿐이다.
현재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Aa2 이상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국가는 7곳에 불과하다. 미국과 독일, 캐나다, 호주 등 4개 국가가 최고 등급인 Aaa를 받았고 영국이 그 뒤인 Aa1에 있다. 프랑스는 지난 9월 Aa1에서 한국과 같은 Aa2로 하향 조정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이후 다수 선진국과 신흥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거나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고 있다”며 “이번 신용등급 상승은 한국이 명실상부한 ‘선진 경제’로 인정받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이번 평가는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한국 경제에 긍정적 평가를 내린 셈이지만 무디스는 그동안 한국과 ‘악연’이 깊다. 외환위기의 초입이던 1997년 3월만 해도 무디스는 한국에 A1 등급을 매겼다. 하지만 11월 A3로 두 단계 낮춘 데 이어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발표한 직후인 12월 초에는 다시 Baa3로 세 단계 강등했다.
이어 21일 투기등급인 Ba1까지 떨어뜨렸다. 불과 석 달 사이에 신용등급을 여섯 단계 끌어내린 것이다. 신용등급이 추락할 때마다 외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 무디스는 당시 ‘저승사자’란 별명까지 얻었다.
이번 등급 조정으로 한국은 한·중·일 3국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등급을 보유하게 됐다. 중국은 무디스로부터 한국보다 한 단계 낮은 Aa3, 일본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A1 등급을 받고 있다. 다른 2개 기관의 평가도 비슷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과 중국에 AA-(무디스 기준 Aa3)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일본은 한 단계 아래인 A1 등급이다. 피치는 한국(AA-), 중국(A1), 일본(A2) 순서로 등급을 매겼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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