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과도한 기업 길들이기"
[ 이상은 기자 ]
‘중국의 워런 버핏’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궈광창(郭廣昌) 중국 푸싱(復星)그룹 회장(48·사진)이 최근 실종됐던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여전히 기업인을 손아귀에 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해 회사를 키운 중국의 17번째 부자 궈 회장은 지난 10일 밤 갑자기 연락이 두절됐다. 그가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부패척결 운동과 관련해 정부 기관에 연행돼 심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자 11일 홍콩 주식시장에서 이 그룹과 관련된 7개 종목의 거래가 정지되는 등 소동을 겪었다.
그는 실종 나흘 만인 14일 푸싱그룹 연례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량신쥔 푸싱 최고경영자(CEO)가 “궈 회장이 개인적인 일과 관련돼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그룹 경영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전부다. 이후 다시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다가 18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가 링지화 전 중국 통일전선 坪舫括弱?야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 아이바오쥔 상하이 부시장 등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인물들과 가까웠다는 점을 지적하며 궈 회장의 실종 사건이 중국 내 권력 투쟁과 관계있다고 설명했다.
FT도 궈 회장의 실종이 민간 엘리트 세력과 중국 공산당 간 대결 구도와 관련이 있다며 공산당이 시장에 정부 말을 들으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재벌인 완퉁그룹의 펑룬 회장은 최근 블로그에 “정부 관료가 보기에 우리(기업인)는 바퀴벌레에 불과하다. 그가 죽으라면 우리는 죽을 것이고, 살라면 살 것”이라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상하이에 주재하는 컨설턴트인 제임스 맥그리거는 “궈 회장의 실종사건은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건설업자 얀지허는 “기업인의 고통은 중국 전체의 고통”이라며 “중국 정부가 민간부문에 과도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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