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브로커리지 진출 확대
기관·외국인 등 자금 유입 기대
해외 진출 '큰 그림' 기반 마련
[ 민지혜/임도원 기자 ] 미래에셋증권의 KDB대우증권 인수가 유력해졌다. 21일 마감된 대우증권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다. 현재 자기자본순위 4위인 미래에셋의 대우증권(2위) 인수는 한국 금융투자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메가 딜’로 평가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연합군은 명실공히 ‘국내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한다. 통합 법인의 자기자본(7조8587억원)과 자산(63조5976억원)은 2위 NH투자증권, 3위 삼성증권을 압도한다.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지불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없지 않지만 “양사가 시너지를 내면 그렇게 볼 것도 아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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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의외의 강공
미래에셋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인수가로 써낸 약 2조4000억원대는 이들 회사의 순자산가치(장부가) 1조8400억원 대비 130%를 웃돈다. 지난해 농협금융지주에 팔린 우리투자증권(현재 NH투자증권) 매각가(장부가의 0.8배)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들은 “박현주 회장이 그동안 미래에셋 주주들과 임직원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인수하겠다’고 공언한 것에 비해 인수 가격이 과하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하지만 대우증권 자기자본 4조5000억원을 100% 활용할 경우 2조5000억원의 몸값이 전혀 아깝지 않다는 분석(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도 많다. 대출 업무를 근간으로 하는 시중은행보다 증권사들이 더 높은 가격을 쓸 것으로 예상했던 주요 논리다. 당초 자금력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KB금융지주는 세 곳의 유력 후보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다.
◆시너지 얼마나 날까
미래에셋증권의 청사진은 명확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금융사로서 굵직한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확실한 ‘국내 1위’ 지위와 자본금이 필요했고 대우증권을 인수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국내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최고 증권사로 통한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 건이었던 제일모직(현재 삼성물산으로 통합) 상장을 단독으로 대표 주관했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KB투자증권과 함께 매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주요 리그테이블에서 모두 5위권 밖에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중소기업 관련 IB 딜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대기업 딜에 강한 대우증권과 합병하면 사업 중복이 거의 없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또 국내 최대 규모인 102개 점포를 기반으로 한 브로커리지와 고객 컨설팅에 강한 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브로커리지 분야 수익이 2641억원으로 NH투자증권(2735억원)에 이어 2위였다. 금융상품 판매에 강한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 고객 확보에서 다른 증권사를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분산투자 확대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무엇보다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의 해외 증권 네트워크는 국내 최고 수준인 데다 해외 법인 실적 기준으로 국내 1위다. 미래에셋증권 계열사인 미래에셋운용이 내놓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대우증권 해외 법인을 통해 판매할 경우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은 또 국내외 시장의 대체투자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부동산과 펀드, 연금 등 다양한 상품을 연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모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전망이다. 박 회장이 올해 초 “3년 안에 그룹의 실질적 자기자본을 1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의 자금조달 방안 등을 검증한 뒤 이르면 오는 24일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민지혜/임도원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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