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은 철저히 총선용이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외에도 물러나는 3개 부처 장관 모두가 출마를 사실상 공언해온 데다, 청와대가 이를 수용해 내보내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당사자들은 마침내 정치일선에 복귀한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팀워크를 다지고 시급히 전열을 재정비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직면했다.
인사청문회가 인재등용의 장애물이라는 점은 이번에도 확실해졌다. 국회의원을 내각에 대거 기용할 수밖에 없는 사실상 ‘내각제형 인사’가 됐다. 총선이라는 정치일정에 국정운영의 축이 휘둘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 결과 정치일정을 제외하면 장관 인사를 왜 하는지 납득하기도 어려워졌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왜 내각에 들어갔으며, 왜 나가는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 이런 개각이라면 감동은커녕 구조개혁과 경제살리기의 동력이 생길지도 의문스럽다. 지난달 국토부에서 물러났다가 한 달 만에 부총리로 복귀하는 유일호 전 장관의 경우도 임명과 해임 과정을 설명하기 어렵다.
내년 경제도 난관투성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부진한 노동개혁을 비롯해 4대 개혁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경제활성화 정책도 관련 법안들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 7년 제로금리를 끝낸 미국의 금리인상이 어떤 연쇄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데다 중국 경제까지 경착륙하면 충격파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배수진을 치고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이다. 선거용 개각으로 위기돌파가 가능할지도 걱정스럽다. 정치가 더 급하다는 속사정이야 이해하지만 내각이 이렇듯 정치 뒤치다꺼리나 해야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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