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신화' 도전 나선 삼성] 바이오서 '삼성의 미래' 찾는 이재용의 자신감

입력 2015-12-21 18:00  

바이오사업 직접 챙기며 4년간 3조원 과감한 투자
로슈·BMS 등 CEO와 교류…고객사 유치 발벗고 나서



[ 김현석 기자 ] 지난 9월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삼성 바이오의 최대 고객인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지오바니 카포리오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직후였다. 오찬을 함께한 이 부회장은 로비에서 카포리오 회장 일행을 5분 이상 배웅했다.

삼성이 2010년 바이오를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정한 뒤 이 부회장은 사업 전반을 직접 챙겨왔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양산 노하우를 활용해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어서다. 기존 전자·정보기술(IT)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올초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IT와 의학, 바이오를 융합해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바이오는 부가가치가 높다. 일부 바이오 의약품은 1g의 가치가 1000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진 주요 바이오 신약의 특허도 끝나가고 있다. 양산기술을 쌓아 싼값에 제품을 내놓는다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TV 등 주력제품 매출이 정체에 빠진 삼성으로선 힘을 쏟을 수밖에 愎?

삼성은 삼성전자가 지난 40년간 메모리 양산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이오에 활용하고 있다. 생산 공정이 비슷해서다.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하면 최첨단 청정·집진·무균·물관리시설을 갖춰야 한다.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의 미세 공정 및 수율(투입량 대비 양품 비율) 관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원료가 실리콘에서 유전자·단백질로 바뀔 뿐이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삼성은 지난 4년간 바이오에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은 바이오로직스, 개발과 판매는 바이오에피스가 맡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완제품과 부품으로 사업부문을 나눠 운영하며, 완제품에선 애플 등과 경쟁하지만 부품은 공급하는 데서 본뜬 것이다. 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 유치하고, 바이오에피스는 시밀러로 실력을 쌓아 최종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과 교류하면서 바이오산업에 대해 실력을 쌓아왔다. 또 수시로 사업장을 찾고 사장들에게 전화해 궁금한 걸 물어보고 있다. 2013년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회장, 작년 11월 로슈의 제베린 슈반 CEO를 만나는 등 직접 영업전선에도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 “바이오산업에 대한 베팅이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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