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키운다고 내려 놓았던 바리스타 꿈 10년 만에 이뤘죠"

입력 2015-12-21 18:11  

시간선택제 도입했더니…

탐앤탐스 김수진 씨, 오전 9시반~오후4시 근무
회사·본인 모두 만족

이직률 줄고 매출 상승…60명 더 뽑아 인력 '숨통'



[ 백승현 기자 ] “결혼 후 애들 키운다고 내려놨던 바리스타의 꿈을 10년 만에 이뤘어요.”

1999년 대학을 졸업한 김수진 씨(40)는 2005년 결혼 전까지 현대백화점 본사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커리어 우먼’이었다. 그는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10년 가까이 김수진이 아닌 ‘00엄마’‘00아내’로 살았다. 커피를 무척 좋아해 바리스타가 되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어려 직장을 갖는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김씨가 용기를 낸 건 둘째를 초등학교에 보내고서였다. 2013년 정부가 구직자들에게 직업훈련 교육비 절반을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 프로그램의 바리스타 과정에 등록했다. 한풀이라도 하듯 2급 바리스타 자격증에 이어 1급 자격증까지 땄다. 내친 김에 한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에, 제과·제빵 요리사 과정도 마쳤다.

나름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취업 문턱에서는 ‘나이’가 문제였다. 바리스타라는 직업 특성상 20대 젊은이들이 많다 보니 나이 마흔의 ‘아주머니’를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낙심했던 김씨를 일으켜 세운 건 ‘시간선택제 일자리’였다. 김씨는 지난 2월 커피프랜차이즈업체인 탐앤탐스 공채에 당당히 합격해 현재 서울 청담JJ점에서 시니어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다. 김씨의 근무 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4시다. 퇴근과 함께 학교를 마친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 저녁시간은 가족과 함께 보낸다.

김씨는 “고용이 불안정한 아르바이트와 달리 4대 보험은 물론 상여금도 나오는 안정적인 일자리”라며 “남편과 아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내년 연말에는 바리스타 대회에도 나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들에 대한 회사의 만족도도 높다. 탐앤탐스는 지난해 말 10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았다. 정부의 인건비 지원(근로자 1인당 월 80만원, 대기업은 60만원)을 받을 수 있는데다 시간대에 따라 업무량이 크게 달라지는 커피전문점 특성상 특정 시간대에만 근무할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고질적 문제인 직원들의 이직문제도 시간선택제로 풀었다. 토종 커피프랜차이즈 회사 중 가장 처우가 좋다는 탐앤탐스이지만 매장 직원 370여명 중 매년 120명가량이 회사를 떠나 매달 10명 이상 상시채용을 해야 했다. 약 두 달간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탐앤탐스는 올 2월 김씨를 비롯해 50명을 추가 채용했다.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한 이후 이직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도봉산점 등 일부 매장은 시간선택제 근로자들 덕분에 매출이 15% 이상 늘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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