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주장해온 두 사람의 결별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외견상 당 혁신 방법론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데 있고, 총선을 앞두고 혁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할 방법이 참신한 인물을 전면에 배치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성정당의 대표인 문 대표와 사실상 '혈혈단신'으로 창당에 나선 안 의원은 상이한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측은 인적 쇄신을 가장 중요한 혁신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역의원 물갈이를 통한 인적 쇄신에 비중을 두는 인상이다.
이런 과정은 문 대표가 전권을 부여한 혁신위원회의 '공천혁신안' 실천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문 대표 측은 현역의원 평가를 통해 하위 2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고, 경선 때 신인가산점, 결선투표 방식 등을 적용하면 현역이 아닌 신진인사의 공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이제 신당 창당의 첫 걸음을 뗀 안 의원은 잘라낼 현역의원이 거의 없는 탓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는 데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다.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자원봉사자로 나선 '진심캠프' 인사들이나 지난해 민주당과의 합당 전 신당 추진작업을 함께 한 이들이 합류 六?1순위로 꼽힌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식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도 안 의원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새정치연합 탈당후 신당 창당을 추진중인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과도 연대할 뜻을 피력했지만 일단 독자신당 추진이 일정정도 궤도에 오른 뒤의 일로 미룬 상태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 간 '인물 빼내고 지키기'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 인사들의 신당 합류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가운데 손학규 전 상임고문, 정동영 전 의원, 김한길 전 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린다.
문 대표 입장에서는 이들이 안 의원과 손을 잡는다면 큰 타격이 불가피해 어떻게든 이탈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안 의원이 신당 '세불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혁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안 의원측의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지대 인재를 잡기 위한 경쟁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의 좌편향 비판론을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경제정당, 안보정당 이미지를 강화하며 우클릭 전략을 취해온 터라 영입 대상 인물이 중첩될 가능성이 있다.
또 안 의원이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수도권 등 여당과의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지역의 경우 부분적으로 후보단일화 등 연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안 의원은 인재영 蹈?별개로 "기득권을 버리고 혁신하고 또 혁신하는 혁신정당을 만들겠다"며 혁신을 '새 정치'의 핵심 화두로 두고 있어 혁신 구상을 구체화할 경우 양측 간 혁신 경쟁도 불붙을 공산이 크다.
문 대표가 안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 전폭적인 수용의사를 밝힌 '안철수표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얼마나 반영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문 대표 측은 22일 "안 의원과 혁신경쟁은 불가피하다.
인적 쇄신이 혁신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인재영입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양당 체제의 기득권에 맞서려는 분들이 있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올 생각"이라며 "안 의원의 탈당으로 중간지대가 훨씬 넓어져 합류할 분들이 많고 조만간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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