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사는 매출의 35%에 육박하던 전기요금을 전년보다 6.3%(7200만 원), 매출의 12.2%를 자치하던 물류비를 32%(1억3300만 원) 절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한일재단) 주관으로 23일 열린 '제조혁신 현장개선 지도사례 발표회'에서 이수철 지도위원이 발표한 중소업체 D사의 성공 사례다. 제조혁신 현장개선 프로그램은 제조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은퇴자를 현장 지도위원으로 교육한 후 중소기업 생산 현장에 파견하는 프로그램이다. D사는 지난해 컨설팅을 통해 부여한 제안과제 60%를 완수했다.
이종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국은 자원이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력이 중요하다" 며 "모노즈쿠리 활동을 통해 대기업의 시각에서 중소기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는 것이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모노즈쿠리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 베이비붐 세대 '기술력'과 '노하우' 전수
한일재단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모노즈쿠리' 활동으로도 불린다. 모노즈쿠리는 '철저한 장인 정신으로 일한다'는 뜻으로 제품 구매-생산-판매 전 과정에서 경영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여 효율을 높이는 관리 기술이다. 일본에서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술력 저하에 따른 대책으로 모노즈쿠리 활동이 중요해지고 있다. 퇴직자들의 숙련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후대에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일재단은 2014년 부터 모노즈쿠리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베테랑 OB현장 기술자를 도쿄대학교 등 일본의 교육기관에서 이론적인 교육과 실습교육을 통해 제조혁신(모노즈쿠리) 강사로 양성,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을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제조혁신 현장개선 지도에는 총 12개사, 28명의 지도위원이 참여했다. 지도위원은 대부분 현장 근무 25년 이상 퇴직자들로 평균 55~59세다.
올해 제조현장을 지도했던 정찬용 지도위원은 사례 발표를 통해 "도면 설계 부문에 문제가 있었고 개발 부문에서 필요한 자재를 발주할 때 경력자의 경험에 따라 진행돼 오자재 발주가 발생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장시간 미팅을 통해 단기 개선 과제로 도면관리와 검토, 공장 시설정리 부분의 개선 과제를 부여했다" 며 "그 결과 사무실 내 에너지와 소모품을 절약할 수 있었고 업무에 필요한 자료검색 속도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조용원 지도위원은 "작업장 배치를 바꿔 작업 흐름을 개선하고, 자재공급과 물류 흐름 개선안을 제안했다" 며 "결과적으로 작업 흐름이 원활해졌고, 작업 영역별 현황판이 설치돼 작업이 수월해졌다"고 밝혔다.
◆ 직원들, 낭비 보는 눈 생기고 일할 동기 생겨
제조혁신 현장개선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의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컨설팅에 참여한 정일기계의 백선희 전무는 "직원들에게 '낭비를 보는 눈'을 심어주어 자발적으로 개선사항이 나올 수 있도록 한 것이 매우 좋았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짧은 시간이었지만 직원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봤다" 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모노즈쿠리 컨설팅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제조혁신 현장개선 프로그램에 참가한 권미영 상도티디에스 실장은 "작년에 매너리즘에 빠졌던 직원들의 의식 고취를 위해 2년 이상 근무한 직원 전원을 모노즈쿠리 연수에 참석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1년 동안 컨설팅 개선안을 지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며 "기업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뿌리기술 전문 기업'을 신청해 정부로부터 공식인증을 받았고, 성취감과 명예감을 느낄 수 있도록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400페이지에 달하는 자서전을 만들어 주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반응도 좋았다. 권미영 실장은 "아픈 곳까지 세세하게 지적하는 눈치 보지 않는 컨설팅이었다" 며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컨설팅을 받을 수 있어 업무 효율이 많이 개선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조혁신 현장개선 지도사례 발표회에는 5명의 현장 지도위원이 현장개선 사례를 발표했다. 한일재단은 우수사례를 선정해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여했다.
한일재단은 지난해와 올 ?1,2기 모노즈쿠리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영, 총 49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내년에 3기 교육생을 모집해 중소기업경영 혁신을 도울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인턴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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