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성노조와 독점이 만들어내는 고임금의 짙은 그늘

입력 2015-12-2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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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100대 기업의 평균임금 비교 자료(한경 12월24일자 A2면)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정부에서 금융업을 ‘허가’받은 과점 은행이나 강성노조가 회사경영까지 좌우하는 자동차산업 같은 사업장은 우리보다 소득이 높은 일본보다도 많은 임금을 받고 있다. 어제 타결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 결과도 그런 것이다.

한국 100대 기업 중 임금 2, 3위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다. 삼성전자보다 높다. 하나금융(6위) 등 다른 금융사도 상위권이다. 현대·기아자동차도 고액 7, 8위에 올라있다. 현대차 임금이 도요타보다 센 것은 알려진 이야기지만 부품업체를 포함한 자동차산업의 연평균 급여(8330만원)가 일본(6830만원)보다 1500만원이나 많다는 통계는 놀라울 뿐이다. 조선·기계·설비·철강 등 구조조정이 다급한 한계·부실산업에서 일본보다 많이 받는 게 우연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기본급 8만5000원 인상에 성과급 400%, 격려금 40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해양플랜트 불황으로 지난해에만 3조원의 손실을 낸 현대중공업도 호봉승급분을 인정하면서 ‘100%+150만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높은 생산성과 고임금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고임금이 높은 생산성의 결과는 아니다. 대부분이 면허사업 독점사업이거나 강성노조가 내달린 결과다. 유례없는 저금리로 금융사 수익구조가 존망을 위협한다는 와중에도 은행은 고임금의 혜택을 독점한다. 신입사원 급여가 보통 5000만원을 넘는다. 자동차 역시 민주노총의 주력 세력이 장악한 곳이다. 이들이 무수한 비정규직과 하청업체의 임금 몫을 착취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고임금의 그늘이 바로 소득 양극화요, 악화되는 청년실업이다. 생산성을 담보하지 않은 고임금은 거품이며 누군가를 착취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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