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몸집 불리는 중국계 은행 속내는?

입력 2015-12-25 19:32  

금융가 In & Out

한·중FTA 효과 선점 노려



[ 김은정 기자 ] 중국계 은행의 공세가 거세다. 대기업 위주의 무역금융을 넘어 중견기업과 개인 소비자로 보폭을 넓히며 한국 금융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공상·중국·건설·교통·농업 등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의 총자산은 약 65조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48조1000억원에 비해 35% 늘었다. 한국씨티은행(약 55조원)보다 많다.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은 올 들어 해외 진출을 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중견기업과 개인 소비자로 영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12위 은행인 광다(光大)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서울지점 인가를 받았다. 한국에 진출하는 여섯 번째 중국계 은행이다.

은행권에서는 중국계 은행의 몸집 불리기와 한국 시장 진출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을 계기로 업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정책을 바탕으로 ‘금융굴기(金融起·세계 금융질서에서 우뚝 서겠다)’를 내세우는 만큼 중국계 은행이 미국, 유럽에 진출하기에 앞서 畸?시장을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삼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계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 서양과 동양의 문화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진출 후 적응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며 “일본은 정서적 반감으로 진출을 꺼리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비해 선진화한 한국의 금융규제와 금융서비스도 중국계 은행에는 매력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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