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1년마다 CT 검진해야
[ 이지현 기자 ] “환자가 한국에, 혹은 분당에 있다고 해서 미국에 사는 환자보다 못한 치료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표적치료, 면역치료는 물론 임상연구 중인 신약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김주항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지난 9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분당차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폐암 싸움꾼’으로 불린 그는 폐암학회장도 지냈다. 그가 5명의 종양내과 의료진을 이끌고 분당차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의료계 큰 화제였다.
3개월이 지나서 만난 김 교수는 “5명의 의료진이 모두 임상연구 경험이 많아 이곳에서 차바이오 등과 협력해 많은 국제 임상연구를 유치하고 있다”고 했다. 또 “새로 개발하고 있는 암 표적치료법도 1~2년 내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폐암, 두경부암, 식도암에 대한 개인 맞춤형 치료와 신약 임상연구 전문가다. 치료법이 없는 말기 암 환자를 위해 국내외에서 개발된 신약의 임상연구를 10여건 幣?중이다. 종양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바이러스를 개발하는 등 표적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그는 임상연구가 암 환자에게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임상연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좋은 치료효과를 내는 약과 비교해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돼야 시장에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임상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는 최상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는 얘기다.
암도 당뇨병, 고혈압처럼 몸속에 지니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한부 선고와 같았던 ‘말기 암’도 다양한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을 6개월에서 2~3년으로 늘릴 수 있다. 자연히 환자가 얼마나 많은 치료법을 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김 교수는 “폐암만 보면 전체의 4분의 1 정도가 선택적 치료를 할 수 있는 표적을 가지고 있다”며 “10년 전에는 아무런 표적이 없었지만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표적이 발견되고 면역 치료가 잘 듣는 유전자 지표도 개발되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을 기점으로 국내 암 환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건강검진을 통해 일찍 찾는 환자가 많고 ‘담배 피우지 마라’ ‘짠 것을 먹지 마라’ 등의 계몽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또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도 그다음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0세 이상이고 담배를 많이 피워 폐암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1년에 한 번 저선량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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