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선 기자 ] 한 달간 휴일 없이 근무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20대 회사원에게 대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김모씨(여·사망 당시 29세)의 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건축설계 일을 하던 김씨는 2012년 9월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닷새 뒤 숨졌다. 사인은 뇌출혈이었다. 김씨는 같은 해 8월부터 하루도 쉬지 못하고 출근했다. 선배의 사정으로 업무가 몰린 데다 상사의 질책으로 스트레스가 쌓였다. 쓰러지기 전날에는 오후 10시까지 야근하느라 시어머니와의 약속을 취소했다.
근로복지공단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자문의는 사망과 업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의 진료기록 감정의는 만성 과중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고, 2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지만 판결은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보통 오후 8시 이전에 퇴근해 규칙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며 “업무 변화로 심한 정신적 압박을 받았으리라고 여겨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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