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촬영으로 골치앓는 백현동 카페거리

입력 2015-12-28 16:12  


(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 “벽에 조금만 더 붙어서 웃어보세요. 네 좋습니다.”

지난달 9일 경기 성남시 백현동 카페거리. 모델과 사진사들이 ‘찰칵찰칵’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 카페거리에는 20여 개의 카페와 레스토랑, 의류매장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유럽풍의 가게들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어 다소 이국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곳에서 오랜기간 촬영을 해 왔다는 A인터넷 쇼핑몰 대표 류모씨(35)는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예쁜데다가 어떤 각도에서 찍어도 배경까지 방해물 없이 깔끔하게 찍힌다”며 “쇼핑몰 촬영장소로 각광받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곳에 온라인 쇼핑몰 촬영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당시 TV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장소로 쓰이면서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각종 영화와 광고 촬영이 줄을 이으면서 쇼핑몰 모델들의 촬영지로도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예쁘게 나오길 원하는 인터넷 쇼핑몰 수요가 지역적 특성과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 카페 등 상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입니다. 홍보효과는 커녕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고 영업에 지장을 끼치는 일이 더 많다는 게 상인들의 생각입니다. 이곳의 L브러치 카페 관계자는 “쇼핑몰 모델이 화장실을 탈의실처럼 사용하고 촬영을 하면서 카페 입구를 막아 황당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카페 점주는 “모델들이 테라스 난간에 앉는 바람에 난간이 휘어지는 피해를 입었지만 사과 한 마디가 없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카페 주인의 허락도 없이 ‘도둑촬영’을 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류 대표는 “최근 쇼핑몰 업계에서 화보같은 사진보다는 친구들이 찍어준 듯한 편안한 사진들이 유행했다”며 “손님으로 가장해 폰카로 찍기 시작하면 사실상 카페 주인들이 제재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불만이 커지자 ‘백현동 카페거리 상인회’는 쇼핑몰 업자들에게 일 2만원을 지불하면 카페거리에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도록 허가증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관리가 되지 않아 허가증 없이도 촬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사진을 찍던 B쇼핑몰 관계자는 “백현동 카페거리에서 꾸준히 촬영을 해왔지만 허가증을 발급하는 지도 몰랐다”고 “일부 상인들은 아예 허가증과 관계없이 선불을 받고 자기 카페 일부를 임대해주는 일도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끝)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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