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히트상품의 비밀] 히트상품 키운 '디테일의 힘'

입력 2015-12-28 18:48  

면발 개발에 1년 R&D
편의점도 상품개발연구소 운영



[ 강영연/안정락/이호기 기자 ]
올해 히트상품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디테일을 살려낸 건 오랜 연구개발(R&D)이다. 회사 내에 상품연구소를 설립해 남다른 개발노력을 쏟아붓고, 방대한 테스트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챙긴 덕분이다.

올해 라면업계 최고 히트상품인 농심 짜왕의 인기 비결로 일반 라면보다 두 배가량 굵은 3㎜의 면발을 꼽는 사람이 많다. 굵으면서도 쫄깃한 이 면발은 1년여 R&D의 산물이다.

쫄깃하고 풍부한 식감을 내는 데는 미세한 원료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면을 굵게 하기 위해서는 쌀가루를 섞어야 하는데, 농심은 개발 초기 5년가량 묵은 통일미로 면을 제조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었지만 원하는 품질을 맞추기 어려웠다.

신춘호 회장과 연구팀은 ‘원가보다 품질’이라는 판단 아래 비싸지만 통일미보다 더 좋은 쌀을 재료로 결정했다. 그렇게 나온 짜왕 면발의 식감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편의점들은 우수한 자체 상표(PB) 상품 개발을 위해 식품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GS25 식품연구소는 구성원 16명 중 11명이 연구인력이고, 이 중 5명은 호텔 셰프 출신으로 뽑았다.

편의점 음식이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주기 위해 전문가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김혜자도시락, 마이홍도시락 등 GS25의 히트상품들은 모두 식품연구소에서 반년 이상 연구를 거쳐 세상에 등장했다. CU도 이달 초 PB 상품 개발을 위한 상품연구소 문을 열었다.

스마트폰 루나 역시 1년여에 걸친 치밀한 사전 준비와 연구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루나 제조사 TG앤컴퍼니는 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SK텔레콤과 협업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텔레콤의 단말기 기획·개발팀은 TG앤컴퍼니 안산연구소에 상주하다시피 했다.

카카오택시도 치밀한 시장조사로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찾아낸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개발자들은 사업준비 과정에서 온종일 택시를 타고 다니며 기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반영했다.

강영연/안정락/이호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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