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사퇴 압박에 강공 전환
김한길 등 순차 탈당 임박한 듯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더 이상 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의 계속되는 사퇴 압박을 경고하면서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수도권 중진 그룹의 중재안인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카드’를 전격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추가 탈당에 연연하지 않고 공천 혁신안을 관철하겠다는 기존 ‘마이웨이’ 선언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중재안을 ‘마지노선’으로 비주류와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 구성 시기와 인선, 권한 등을 본격 논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비주류인 최재천(서울 성동갑),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문 대표의 신속한 거취 표명 요구에 응답하듯 잇따라 탈당했다. 지난 13일 탈당한 안철수 전 대표를 포함해 탈당 의원은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임내현 황주홍 의원에 이어 모두 8 資막?늘어났다.
이날 탈당한 의원 두 명이 탈당 ‘배수진’을 친 김한길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여서 순차적인 탈당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선인 최 의원은 이날 탈당과 함께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최 의원은 이날 “시민의 분노와 불안을 제도적으로 조직화하고 정치적으로 통합해내는 정당을 만드는 일에 소리 없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의 탈당으로 광주지역 현역 의원 총 8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잔류 의원은 강기정 장병완 박혜자 의원 등 3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 중 강 의원을 제외한 2명은 탈당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을 심각하게 고민 중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수도권과 호남권 의원의 추가 이탈이 가시화하면 문 대표 체제는 조기 선대위를 가동하기 전에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선대위가 조기 가동되면 연쇄 탈당 흐름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재안 협상에 참여한 우상호 의원은 “당내 친노(친노무현)파를 제외한 67명 의원이 중재안에 동의한 것은 문 대표 거취와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탈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인사를 제외하고 저울질하던 인사들의 탈당 명분이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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