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위안화 채권에 '눈독'

입력 2015-12-29 07:00  

속도 내는 중국 '금융굴기'

중국 정부 채권시장 규제 완화
글로벌 자산운용사 대거 진출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늘어날 듯



[ 임근호 기자 ] 중국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면서 위안화 채권에 눈독을 들이는 글로벌 투자자도 늘고 있다. 국제 금융·무역 거래에 위안화가 활발히 쓰이면 위안화 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 정부 주도로 위안화 역내 채권시장의 빗장이 풀리고 있다”며 “수많은 글로벌 은행과 자산운영사들이 중국 채권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채권시장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 중국 경제가 시장 주도로 바뀌면서 은행 대출 대신 회사채와 지방채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 577억달러였던 중국 채권시장 규모는 현재 5조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연평균 성장률이 38%에 달한다. 하지만 채권시장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불과해 앞으로 더 커질 여지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 채권시장은 평균적으로 GDP의 약 200%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이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중국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최근 발표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위안화 채권 투자 비중도 높아질 전망이다. 위안화와 자국 채권시장의 위상을 높이길 원하는 중국 정부도 올 들어 채권시장을 적극 개방하고 있다. FT는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등의 자격 심사 기준을 완화하면서 최근 두 달 새 블랙록, 슈로더, 얼라이언스번스틴, BNP파리바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비롯해 싱가포르, 한국, 홍콩 금융회사들이 대거 중국 채권시장 진출 허가를 얻었다”고 했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9%에 불과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의 SDR 편입이 장기적으로 위안화 표시 자산의 수요 증가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며,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채권시장의 신규 매수 주체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명 ‘딤섬본드’라 불리는 위안화 역외 채권 발행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0월20일 중국 정부가 최초로 홍콩 이외 지역인 영국 런던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발행 규모 50억위안, 만기 1년으로 발행된 국채는 당초 중국 인민은행이 연 3.3%의 금리를 예상했으나 물량의 6배가 넘는 300억위안 이상의 주문이 몰려 금리가 연 3.1%까지 하락했다.

해외 국가나 금융회사가 중국에서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에선 이달 한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3년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 내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영국과 한국 사례 모두 위안화의 국제화 시대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진단이다.

중국 외환·금융시장이 자유화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점은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위안화 채권에 투자했던 돈을 회수할 때 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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