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휘 금융부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 3월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때로 ‘우간다보다 못한 한국금융’이란 비아냥이 나왔던 8~9월을 꼽는다. 쉼없이 금융개혁에 매진해왔건만 8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한국금융의 순위가 우간다보다 못한 걸로 또 다시 나오자 국회와 정부 일각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임 위원장은 ‘왜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WEF의 순위가 각 나라별 만족도 조사일 뿐이라는 사실은 뒷전으로 밀렸다. 당시 고민하던 임 위원장에게 선배 관료는 “금융개혁은 착한개혁이라서 관심을 못 쓰는 것”이라는 조언을 해줬다. 공공, 노동, 교육 등 다른 4대 개혁과제들은 찬반이 분명히 갈리는 터라 그만큼 시끄럽고 관심을 끄는데 비해 금융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였다.
임 위원장 말에 따르면 그간의 금융개혁은 “누구나 해야 한다고 공감하고 큰 줄기에 반대하지 않는 사안들”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임 위원장은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내년의 각오를 밝혔다. 28일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다. 그는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고,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기도 하겠다”며 “설득해야 할 사람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위원장은 그간 금융개혁 과정을 설명하면서 “어느 회의 석상에선가 금융위가 디테일의 함정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쇼크에 빠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세부적인 사항에 집착하다가 전체 조망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거대담론은 얘기하지 않겠다는 과거 다짐을 떠올렸다”며 “현장에 기초해 필요에 의한 금융개혁을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개혁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임 위원장은 “자본시장법 등 금융개혁 법안들은 어떤 정치적 이해도 걸려 있지 않고 여야 간 합의를 거쳐 조문 작업까지 마쳤는데도 입법 조치가 진행되지 않아 너무 아쉽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끝)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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