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증시 결산] 올 증권사 순이익 두 배 '껑충'…메리츠·키움 등 중소형사 수익성 '두각'

입력 2015-12-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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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하 기자 ]
올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뚜렷하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도 크게 개선됐다.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등 같은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30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증권사 12개사 가운데 올해 실적 평균 추정치(컨센서스)가 제시된 8개 증권사의 연간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93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 9981억원보다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가 모처럼 활력을 보이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급증한 게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금융(IB) 확대 등 수익 다각화 효과도 더해졌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까지 각각 5조4519억원, 3조5361억원으로 총 8조98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조9538억원(3조9835억원, 1조9703억원)보다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刻愎?저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증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며 "내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8000억원 수준으로 올해(8조9000억원)보다 12.2%가량 줄어들겠지만, 지난해 수준(6조원)까지 하락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의 실적 개선세가 두각을 보였다. 현대증권의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는 2707억원으로 지난해 374억원보다 624.0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NH투자증권(259.99%), 대신증권(173.25%), 키움증권(156.92%), 메리츠종금증권(108.46%) 등 순이다.

현대증권의 실적 개선은 부동산금융자문 등 IB 부문에서 수익을 거둔 게 주효했다. 지난 8월 일본 최대 쇼핑업체인 이온(AEON)그룹 쇼핑몰을 매각, 2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고, 매각 예정인 일본 도쿄 요츠야 빌딩도 90억원 안팎의 수익이 예상된다.

올해 지배주주 순이익 규모면에서는 대우증권(79.38%)이 3681억원으로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삼성증권(3184억원·38.76%), 메리츠종금증권(3017억원), NH투자증권(2919억원) 등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면에서는 중소형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의 올해 추정 ROE는 각각 22.87%, 19.47%로 다른 증권사들을 압도했다. 반대로 NH투자증권은 ROE 6.52%로 가장 낮았다.

ROE는 투자한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을 따지는 지표로 이익창출능력 수준을 보여준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키움증권의 3분기 말 기준 총 자기자본은 1조6841억원, 1조870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6044억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등 대외적인 환경 변화가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올해와 같은 유동성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시장도 뜨거웠던 상반기와 달리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이번 달 들어서는 전날까지 7조1458억원(3조9287억원, 3조2171억원) 수준을 기록, 올해 평균 수준보다는 1조8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한 국내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 실적만 놓고 보면 위탁매매 수익 증가와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크게 실적은 개선됐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시장에 대한 우려도 크다"며 "대형사의 경우에도 수익 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증권사들은 존폐가 결정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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