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회사채 투자 열기…수요예측 경쟁률 첫 하락

입력 2015-12-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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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평균경쟁률 1.73 대 1
저금리·기업실적 부진으로
기대수익 대비 위험부담 커져



[ 이태호 기자 ] 올해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기업실적 부진으로 기대수익 대비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된 까닭이다.

30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경쟁입찰 방식의 사전청약) 경쟁률은 평균 1.73 대 1을 나타냈다. 기업들이 모두 33조5000억원어치 채권을 공모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57조80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이 하락한 것은 2012년 4월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시행 첫해 0.89 대 1이었던 경쟁률은 이듬해 1.12 대 1, 작년엔 2.12 대 1로 상승했다. 채권금리가 하락 추세를 나타내면서 ‘사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과거 우량 기업들의 충격적인 실적발표가 잇따르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기업 신용등급 강등(한국신용평가 誰?1~9월 384개 평가 대상 중 45개사)에 따른 평가손실도 투자자들의 부담을 키웠다.

매년 하락을 거듭하던 금리도 지난 9월 말 연 1.568%(국고채 3년물 기준)로 바닥을 찍고 소폭 올랐다. 미국이 9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추세적인 금리 하락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회사채 인기가 줄어드는 신용주기의 전환 조짐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신용등급 강등 등 기초체력 약화를 반영해 투자자들이 전보다 높은 금리를 요구하기 시작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요예측을 거쳐 가장 낮은 이자비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지난 4월 발행한 3년물을 연 1.805%에 발행했다. 제도 시행 이후 가장 낮은 발행금리다. 두산건설이 지난 10월 발행한 1년물은 연 8.147%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10대 그룹 중엔 LG 회사채 경쟁률이 2.11 대 1로 가장 높았고 한진(0.26 대 1)이 가장 낮았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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