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코리아, 보청기 원천기술로 독일 지멘스에 도전장

입력 2015-12-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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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채널 보청기 독자 개발
중국 넘어 인도·중동 등 공략



[ 조미현 기자 ] 보청기 기술 불모지인 국내에서 벤처기업이 보청기 원천기술을 확보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보청기를 제어하는 칩, 소리를 변환해주는 마이크, 리시버 등의 핵심 부품은 그동안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장순석 알고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는 30일 “보청기 칩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세계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수준인 64채널 보청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장 CTO가 2006년 창업한 알고코리아는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고 64채널 보청기를 선보였다. 보청기는 채널이 많을수록 소리가 정교해진다.

장 CTO는 “48채널 보청기를 내놓은 독일 지멘스보다 채널 수 측면에서 성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알고코리아는 지금까지 국내(30개)와 미국(7개)에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냈다.

장 CTO는 현재 조선대 제어계측로봇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기공학과 생리학을 함께 전공한 그는 자신이 사용하던 보청기를 직접 고치면서 보청기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 권유정 책임연구원에게 대표 자리를 넘겨주고 연구개발에만 매달리고 있다.

아직까지 판매 성과는 미미하다. 지난해 매출은 8억원에 그쳤다. 국내 보청기 시장 특성상 유통망이 없는 제조회사가 판매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장 CTO는 “입소문이 조금씩 나면서 판매가 늘고 있다”며 “성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국내 대형병원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청기는 임상시험이 필요없지만 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알고코리아는 최근 중국 기업과 손잡고 현지 생산 및 판매에 본격 나서고 있다. 장 CTO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알고코리아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중국뿐 아니라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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