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신제윤·임종룡 등 2회 이상 이름 올려
뽑히면 대부분 승진가도
간부엔 '제2 인사평가' 스트레스…부하직원과 소통능력이 관건
업무 능력과 꼭 일치하진 않아
"이미지·주위 평판만으로 투표"…일 욕심 많은 상사 상대적 불리
[ 이승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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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공통점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닮은 게 있다. 기재부 직원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에 두 차례 이상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최 전 장관은 2004년과 2005년, 임 위원장은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씩 닮고 싶은 상사 호칭을 얻었다. 신 전 위원장은 2006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됐다.
◆기재부, 연말이면 ‘닮고 싶은 상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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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표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철주 기획조정실장, 구윤철 예산총괄심의관, 이호승 정책조정국장 등 국장급 이상 4명과 김윤상 예산총괄과장, 이종화 산업예산과장, 박금철 조세정책과장, 정정훈 조세분석과장, 유병서 복지예산과장, 김언성 재무경영과장, 박홍기 재산세제과장, 조용범 농림해양예산과장, 최한경 예산기준과장, 손웅기 녹색기후기획과장 등 과장급 10명이 선정됐다.
2010년부터는 닮고 싶은 상사로 총 3회 선정된 사람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해 이후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현직 국장급 이상 공무원 중에선 문창용 세제실장(2013), 노형욱 재정관리관(2014), 송인창 국제금융정책국장(2014), 김철주 기조실장(2015), 이호승 정책조정국장(2015) 등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제2의 인사평가’…대다수는 ‘출세 가도’
선정 결과는 장관에게도 보고된다. 이 때문에 기재부 간부에게는 ‘제2의 인사평가’로 통하기도 한다. 인사 고과에 직접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좋은 결과를 얻었던 간부의 상당수가 ‘출세 가도’를 달렸다는 점에서 투표 결과는 매년 기재부 직원들의 관심 대상이다. 임 위원장과 신 전 위원장, 최 전 장관 외에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김익주 국제금융센터 원장, 최상목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육동한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등이 닮고 싶은 상사 출신이다. 기재부 노조 관계자는 “기재부 직원들은 업무 능력 외에 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상사를 닮고 싶은 상사로 꼽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기투표로 흐를 가능성도”
개인적인 역량도 중요하지만 어떤 부서에 속해 있는가가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다. 부서원들이 각자 개별 법을 담당하고 있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세제실이나 외국 근무 경험자가 많은 국제금융정책국 소속 부서장들이 전통적으로 많은 표를 받았다. 반면 수직적 위계관계가 가장 강한 것으로 손꼽히는 예산실 간부들은 상대적으로 이름을 찾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
직원 투표에 대한 간부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업무 성과보다는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잘해주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인기투표’로 흐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올해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된 한 과장은 “같이 일해 보고 평가하기보다는 이미지나 주위 평판으로 투표하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업무 능력과 투표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란 지적도 제기된다. 기재부의 한 국장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사는 직원들이 힘들어할지 모르지만 좋은 업무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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