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은 지난해 게임업계와 증권가의 이슈였던 더블유게임즈의 김가람 대표를 만나 신년 특집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소셜카지노 게임 하나로 더블유게임즈를 시총 1조원에 육박하는 게임사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카이스트 출신의 김가람 대표가 2012년 4월 창업한 회사다. 현재 한국을 제외한 220여개 국에 '더블유카지노' '더블유빙고' '더블유솔리테어' 등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며, 지난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바뀐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가람 대표는 "솔직히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많은 자금을 확보했으니 예정됐던 사업들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 이후, 결혼을 미루던 직원 한 명이 결혼 날짜를 잡는 것에 성공했다는 에피소드는 들려줬다. 김 대표는 "상장이라는 것이 사회로부터 공신력을 확보하고, 인정을 받는 부분은 분명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내 벤처로 시작, 북미 소셜카지노 시장 진출 성공
김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가온아이, 시스앤코드, 이노그리드 등의 IT 업체에서 일했다. 게임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다. 당초 더블유게임즈는 김 대표가 사내에서 운영하던 벤처에서부터 출발했다. 게임 쪽의 비전이 크다고 생각했던 그는 사내 벤처를 확장시켜 직접 2012년 직접 게임회사를 차리기에 이르렀다.
당시 페이스북에는 소셜카지노를 비롯해 포커, '팜빌(FarmVille)' 등 다양한 게임 장르들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김 대표는 "소셜카지노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며 "아무래도 개발 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라, 결제 비율이 높은 소셜카지노 장르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더블유카지노' 게임은 2011년 하반기부터 6개월 정도 개발을 진행한 뒤, 2012년 봄 페이스북을 통해 출시했다. 초반에는 매출이나 성적이 보잘 것 없었다. 그러나 그해 김 대표가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부터는 매출이 폭발적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한국 서비스는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았다. 그는 "소셜카지노는 심의 등으로 인해 한국 서비스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우리는 어차피 한국에서도 별 볼일 없는 회사였으니 해외에서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페이스북은 기회의 땅…무시할 수 있는 시장 아냐"
김가람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해 "유행에 민감하고 다양한 국가의 유저들이 존재하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곧 다양한 게임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페이스북 시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물론 모바일시장보다 작기는 하지만, 페이스북 역시 큰 시장이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이름도 없고 경험도 없는 회사였기에 인력 문제가 제일 컸다. 소셜카지노 게임이라는 말에 "이상한 도박회사 아니냐"며 입사를 꺼리는 이들도 있었다.
결국 김가람 대표와 지인들로 구성된 소수의 창업자들이 회사를 끌고 나갔다. 직원 수 50명이 넘어갈 때까지 유명 게임회사 출신은 단 한 명도 입사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만약 그 시기에 더 많은 투자와 채용이 이뤄졌으면 더블유게임즈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위치까지 올라갔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모바일시장과 달리 페이스북에서는 유저들의 성향을 비교적 쉽게 분석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에 김가람 대표는 전 세계 수 천명의 소셜카지노 유저들과 일일이 페이스북 친구를 맺었다. 그러면서 그들이 어떠한 마음으로 카지노 게임을 즐기는지 꼼꼼하게 체크했다.
마케팅 담당자나 지원조직도 없었다. 김 대표는 매일 회사 소파에서 잠을 잤다. 유저들이 재미있어하는 부분과 아쉬워하는 부분을 파악한 뒤 발 빠르게 게임에 반영했다. 그러한 노력 끝에 더블유게임즈는 시저스 등 세계 굴지의 카지노 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하는 위치에 오르게 됐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는 유저들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데이터 중심의 판단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대형게임사들의 개발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페이스북 플랫폼에서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피드백을 빨리 게임에 접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셜카지노 시장 진입, 어렵지만 가능성은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소셜카지노 시장은 무주공산에 가까웠다. 징가, IGT 등 북미 업체들은 수많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을 소셜카지노 유저들로 끌어 모았다. 김 대표는 "우리가 소셜카지노 시장에 진입하던 시기보다 지금이 더 진입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아직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소셜카지노는 하나의 경제 시스템이며, 경제 시스템은 카지노마다 다르다"며 "그 특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것이 카지노 장르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에서 게임은 경쟁의 요소가 강하지만, 소셜카지노는 킬링타임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소셜카지노 게임사 대표라고 흔히 카지노나 도박게임에 능할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정작 카지노 게임을 즐기지는 않는다. 심지어 오프라인 카지노도 거의 가본 적이 없다.
김 대표는 " 澯볶@隔탐?카지노는 신혼여행 때 잠깐 들렀던 적이 있다. 그 외에는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슬롯머신이나 포커 등도 즐기지 않는다. 그는 "제가 즐기는 것 보다는 유저가 재미있어하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저의 일"이라며 "카지노를 좋아하지 않아도 게임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더라"며 웃었다.
해외에는 슬롯머신의 수학 모델과 관련된 논문들도 상당하다. 김가람 대표는 그러한 논문으로 공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개발과 수정을 반복했다. 지금도 "회사 내부에 수학 천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들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고. 김 대표는 "정답은 수학적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통계적으로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수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즐거워하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게임사에서 근무한 경험은 없지만, 김 대표 역시 게임을 즐기는 마니아다. 그가 즐겁게 했던 게임은 '스타크래프트' '포트리스' '카트라이더' '바둑'이다. 그는 "그 네 종류의 게임은 정말 열심히 했었다"며 "1대1 게임을 좋아해 '스타크래프트'도 래더에서 1대1만 했었다"고 회상했다.
올해 신작 게임 출격…동남아시아 시장도 본격 진출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상장을 발판으로 게임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우선 '더블유카지노'에 이은 신작 소셜 카지노게임 '테이크5(Take5)'를 선보인다. 현재 내부테스트 단계이며 곧 정식 서비스와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계획이다.
소셜카지노뿐만 아니라 쓰리매치 퍼즐게임 '젤리팝', 농장경영게임 '코코넛 아일랜드' 등 2종의 캐주얼게임도 올해 초에 선보인다. '더블유빙고'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페이스북 빙고장르에서 매출 3위를 기록 중이다. 김가람 대표는 "카지노 게임 2종과 빙고 게임 1종이 캐시 카우 역할을 할 것이고, 퍼블리싱 사업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며 "페이스북 내에서 굉장히 많은 라인업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대표는 아시아에서도 슬롯머신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북미에서도 처음부터 슬롯머신 게임이 성공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비슷한 형태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소셜카지노 시장에서 더블유게임즈의 점유율은 2.5~3% 정도다. 김 대표는 이 ÷?꼭?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더블유게임즈의 목표에 대해 김 대표는 "세계 일류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유행에 편승해 낙수 효과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 일류에 근접하는 것이 목표"라며 "예를 들어 쓰리매치 게임을 만든다면 킹닷컴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정도가 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가람 대표 약력>
1978년생
1996.03~2000.07 KAIST 전자공학 졸업
2000.12~2004.01 가온아이 연구원
2004.02~2007.06 시스앤코드 연구원
2007.07~2012.04 이노그리드 사업본부장
2012.04~현재 더블유게임즈 대표이사</p>
백민재 한경닷컴 게임톡 기자 mynescaf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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