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증가해도 백가쟁명식 면세점 증가해 면세 춘추전국시대 돌입
사진=백진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2월 30일 "2016년 외래 관광객 1,650만 명을 유치하고, 2017년에는 대망의 한국 방문객 2천만 명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한 근거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벌어진 6·7·8월을 제외하면 2014년 동기 대비 매월 6~9%의 방한 관광객 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면세시장은 외국 관광객의 증감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이기에 2016년 방한 관광객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2015년 대비 목표 매출액의 장밋빛 전망도 가능하다. 다만 서울 시내면세점에 신규 플레이어의 등장과 새로운 입지에 면세점이 잇따라 개장함에 따라 국내 면세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혈투'가 예상되고 있다. 2015년 관광·면세시장을 뒤돌아보며 2016년 올해 관광·면세시장의 판도를 예측해 본다.
▷ 2016년 방한 외래 관광객 목표는 장밋빛, 그러나 '돌발변수' 대비도 철저해야
작년 관광 및 면세시장은 거대한 위기와 함께 혼란을 겪었다. 6월부터 갑자기 시작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방한 관광객 수치를 반토막내 때 아닌 대격랑을 경험케 했다. 이는 곧 세계관광시장의 '큰 손' 중국인 관광객 방한이 급감으로 이어져 국내 면세시장은 직격탄 맞았다.
'15년 6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329,044명, 전년 동기 628,736명의 절반 수준이다. 7월과 8월에도 방한 관광객이 절반 수준이다가 9월에 들어서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15년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 수치는 약 1,324만명('15년 12월은 전년 동월 방문객 수 추정치 합산)으로 분석된다. '14년 약 1,427만명 대비 약 7% 감소했으나 '선방'했다는 평이다.
이는 곧 다양한 변수에 따라 관광시장이 크게 요동칠 수 있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메르스 사태와 같은 악재가 발생하게 된다면 2016년 목표 '1,650만명' 관광객 유치도 장밋빛 희망에 불과해질 뿐이다.
사진=김선호 기자/ 올 1월 2일 명동거리가 방한 관광객들로 가득 차있다.
특히 중국 시장 변화도 촉각을 예민하게 자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중 여권이 소지자는 5%에 불과하기 때문에 관광시장의 잠재 성장력은 대단하다"며 "특히 비자를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는 한국, 일본, 태국이 그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곧 중국 내 비자 정책이 확대되면 세계 관광시장의 판도 또한 변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국내 관광시장의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중요해지는 것.
따라서 관광업계의 입장에서는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점차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 관계가 호전됨에 따라 올해에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불어 한류 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대중국 관광객 뿐만 아니라 방한 관광객 다변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쇼핑' 목적의 중국인 관광객 잡는 면세시장은 혼란기
2016년 1월 1일 서울 내 최대 관광명소 명동은 방한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명동은 '꼭' 방문해야 되는 곳이다. 명동 길거리는 발 디딜 틈도 부족할 정도다. 인근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소공점) 또한 관광객에겐 쇼핑 '노다지'인 격이다. 메르스 사태 극복 후 면세시장은 호황기로 접어들었으나, 예상된 격변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춘추전국시대로'로 접어든 국내 면세점은 관광객 유치, 매출액 목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한 면세시장이 전체 관광시장에 호재 혹은 악재가 될 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다.
사진=김선호 기자/ 2015년 12월 24일 Pre-오픈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 현장.
HDC신라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이 작년 12월 24일, 이어 한화갤러리아 '갤러리아면세점 63'이 28일에 개장하고 최대 관광명소 명동 인근에 신세계디에프의 신세계면세점, 동대문 위치한 두산타워에 두타면세점이 올해 4~5월 경 오픈할 예정이다. 16년은 국내 면세점간 더욱 치열한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경쟁 시대의 막이 오른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인 하나투어 'SM면세점'도 인사동에 1월에 오픈될 계획이다.
명동, 남대문, 장충동, 동대문, 용산, 여의도, 인사동 등 서울 곳곳에 면세점이 포진한 만큼 주 소비층 관광객 유치에 치열한 '혈투전'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에 따라 15년 대비 20%의 성장세를 예상할 수 있어 전체 면세시장의 매출액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나 마케팅을 잘한 면세점과 그렇지 못한 면세점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연출되어 개별 면세점 매출은 급감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한정된 방한 관광객 내에서 면세점별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아 여행사에 지급될 수수료 경쟁역시 격화되어 심각한 소모전을 치룰 수 있다는 '흑빛' 전망이다.
또한 단체여행객보다 구매 단가가 낮은 FIT(개별자유여행객)의 수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면세점 입장에선 민감한 사항이다. 이는 해외에 면세점 인지도가 높은 기존 사업자에겐 유리하게 작용, 오히려 신규 면세점에겐 극복해야 될 과제로 여겨진다.
사진=김선호 기자/ 올해 1월 2일 겨울시즌 맞이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喚?
특히 명동에 이어 남대문 시장까지 관광명소를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신세계디에프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는 국내 유통 명가로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어메이징한 면세점'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디에프의 면세점 오픈에 따라 국내 면세시장은 격변 속 태풍의 눈으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엔 면세시장 격변의 신호탄을 울렸다면 2016년은 태풍의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서 4~5월경 그 형국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관광공사는 2016년 관광시장 전망에 있어 '장밋빛' 희망을 안고 목표 달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며 면세업계 또한 '큰 손'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관광시장 저변 및 면세시장 확대에 사활을 건 경쟁을 치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양한 변수에 따라 요동치는 관광시장의 성격에 따라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협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호 한경닷컴 면세뉴스 기자 fovoro@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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