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리더들은 왜 뉴스 미디어에 관심을 갖나?

입력 2016-01-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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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순의 넷 세상) 얼마 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홍콩의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약 3천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디지털 자산, 잡지 등을 포함한 건데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6월에도 중국 최대 경제 매체 제일재경일보(CBN)에 약 2,160억원을 투자,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이에 앞서 2013년 8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워싱턴포스트를 약 2천800억원대에 인수한 바 있는데요. 제프 베조스는 IT 전문 인터넷신문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도 약 200억원을 투자(지분 3%)했습니다. 최근엔 독일 거대 미디어 기업 악셀 스프링어가 지분 대부분을 사들이며 화제가 된 매체입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즈(Chris Hughes)는 2012년 정치매거진 뉴리퍼블릭(New Replublic)을 약 5200억원이나 써 가며 사들였습니다. 이후 뉴스 큐레이션 사이트인 업워시(Upworthy)에도 거금을 투자했습니다.

또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다이어(Pierre Omidyar)는 2013년 미디어그룹 퍼스트룩미디어(First Look Media)를 직접 설립해 발행인에 올랐습니다. 그는 이듬해 탐사보도를 지향하는 디지털 매거진 '인터셉트(The Intercept)'를 창간했고, 같은 해 정치 풍자 사이트 '래킷(Racket)'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IT업계 거물들이 뉴스 미디어에 투자를 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시장 조사기관 스트라베이스는 비즈니스-기술-정치의 측면에서 정리했는데요.

첫째, IT업계가 보유한 기술이 뉴스 비즈니스에 보탬이 될 것이란 판단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프 베조스의 인수 이후 다양한 디지털 투자를 진행했고 빅데이터 연구 및 분석을 강화했습니다. 감원이 아닌 증원을 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내부에서는 제프 베조스 효과는 '지속적인 디지털 투자'에서 비롯한다고 볼 정도입니다. 이 결과 워싱턴포스트는 경쟁사인 뉴욕타임스를 트래픽에서 누르는 등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 기존 온라인 사업과의 연계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에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 중입니다. 알리바바 역시 제일재경일보의 금융 데이터를 자사의 '알리페이(Alipay)' 앱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뉴스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지요.

셋째, 정치적 동기입니다. 알리바바와 중국 정부가 서로 '돕는' 관계임을 감안할 때 친서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더 강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IT기업들도 점증하는 규제논의와 세금 이슈 등에서 일정한 '방어' 기반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 닛케이의 파이낸셜타임스 인수 이후 뉴스 미디어 기업의 가치는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벼랑 끝에 몰린 종이신문사들은 IT기업의 투자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통매체로서는 '마지막 출구'로 판단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선 IT 기업 리더가 뉴스 미디어를 투자한 사례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론산업의 복잡한 이해관계, 작은 시장규모 탓인인데요.

한 미디어 스트타업 대표는 "경영 투명성, 독자 충성도의 조건을 어느 정도 갖춘다면 투자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들려줍니다. 과연 그런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끝) / soon6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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