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경제학회] "R&D 82% '지는 산업'에 투자…효율 떨어져"

입력 2016-01-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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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클라크 UC데이비스 교수

생산성 높은 IT분야는 10여년째 투자 감소세…효율적 자원배분 필요



[ 샌프란시스코=이심기 기자 ] 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경제학회(AEA)에서 석학들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총요소생산성(TFP)이 계속 증가해야 한다며 시대마다 주력 기술과 산업은 다르지만 효율적인 자원배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 생산성뿐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다.

그레고리 클라크 UC데이비스 경제학과 교수는 기술 발전과 소비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면서 “미래의 총요소생산성을 보기 위해서는 어떤 서비스 분야에 투자를 하는지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연구개발(R&D) 지출의 82%가 이른바 ‘지고 있는’ 제조업에 투자되고 있다”며 “정보통신에 31%, 교통 및 운송장비에 15%로 과잉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기술(IT) 분야가 대표적으로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지만 1995년 이후 10년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컴퓨터를 더 사고 있지 않다”며 “IT를 통한 생산성 개선이 한계에 이르고 있고, 관련 산업도 성숙단계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역사를 돌이켜보면 기술의 진보는 체계적인 패턴을 보이지 않는다”며 “IT 생산분야의 향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15%로 섬유산업(0.26%)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GDP의 19%를 차지하는 헬스케어 역시 과잉 R&D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2010년 이후 1인당 수명을 1년 연장하는 데에 평균 10만달러가 들 정도로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니컬러스 크래프츠 워윅대 교수 역시 “총요소생산성을 주도하는 분야는 시대마다 달랐다”며 “1930년대에는 화학이, 1970년대에는 정보통신기술이 전체 제조업을 이끌면서 빠른 성장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크래프츠 교수는 그러나 미국에서 총요소생산성의 황금기는 1930~1940년대라며 이 기간 GDP가 가장 빨리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도덕적 리스크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경영체제와 제도 등 사회적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의 미래》를 쓴 벤저민 프리드먼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를 인용해 “경제 성장세의 하락이 불관용과 편협적 국가주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제학자들은 기술 발전이 경제적 성장을 이끌었다고 인정하고 있지만 생활수준 향상으로 인한 사회 시스템과 도덕적 개선도 경제성장에 상호작용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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