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손 "영화광 어머니 영향으로 애니메이션 시작했죠"

입력 2016-01-04 18:20  

디즈니 픽사 첫 아시아계 감독…한국계 피터 손

데뷔작 '굿 다이노' 들고 방한
"좋은 감독은 인생뿐 아니라 영화, 역사 등 잘 이해해야"



[ 유재혁 기자 ] 미국 뉴욕에 이민을 가 식품점을 운영하던 한국인 부부에게서 태어난 그는 영화광인 어머니와 함께 종종 극장에 갔다. 영어가 서투른 어머니에게 통역하는 일이 그의 몫이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은 통역이 필요 없었다. ‘덤보’를 보던 어머니는 엄마코끼리가 아기코끼리를 끌어안는 장면에서 완전히 몰입해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다. 애니메이션학교(School Of Visual Arts)를 거쳐 칼아츠대에서 공부했다. 2000년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 픽사에 입사해 각 분야를 두루 거친 뒤 신작 ‘굿 다이노’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디즈니 픽사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감독이 된 피터 손(39) 이야기다.

야생소년 스팟과 아기공룡 알로의 모험담을 그린 ‘굿 다이노’는 사실적인 그림과 감동적인 이야기로 미국에서만 1억달러 이상의 관람료 수입을 올렸다. 오는 7일 국내 개봉하는 ‘굿 다이노’ 홍보차 내한한 피터 손이 4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봇【?기자회견을 했다.

“‘굿 다이노’를 제작하기 위해 수많은 조사 과정을 거쳤어요. 미국의 모든 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해 공룡 뼈의 해부학을 공부했죠. 그 뼈들이 주로 미국 북서부 몬태나주나 와이오밍주에서 발견된다고 해서 현장을 답사했습니다. 자연은 경이롭고 아름다우면서도 위협적이었습니다. 그것을 작품에 담아냈지요.”

야생소년은 강아지처럼, 공룡은 카우보이처럼 표현했다. 소년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자기 딸이 잠에서 막 깼을 때 모습을 빌렸고, 공룡은 말보로를 피우는 남자처럼 터프하게 그렸다. 공룡과 야생소년을 통해 미국의 개척가 정신을 담아냈다. 공룡이 야생에서 살아남으면서 성숙해가는 과정도 그려냈다.

“스토리를 제대로 만드는 게 감독의 최우선 임무예요. 데뷔작이라 열린 마음으로 많은 비평을 받고 반영하려고 애썼습니다. 적은 대사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도 신경을 썼습니다.”

그는 픽사에서 애니메이터로 시작했다. 애니메이터가 인생을 공부하고 이해해 영상으로 구현하는 사람이라면, 감독은 스토리텔링을 해나가는 사람이다. 새로운 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결정하고 전체 팀원이 공동의 목표로 달려가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좋은 감독이 되려면 인생뿐 아니라 영화, 역사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저도 어머니가 영화를 사랑한 덕분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됐어요. 스토리텔링이 아픈 아이라고 한다면, 아픈 아이를 돌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인 감독의 임무입니다.”

그는 픽사에서 주요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아트디자인과 스토리보드 작업을 했고 감독들로부터 스토리를 구성하는 법도 배웠다. “실수를 하려면 최대한 빨리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야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요.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얘기였죠.”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등에서는 스태프로 참여하면서 목소리 출연과 캐릭터 모델로도 활약했다. ‘업’에서 이웃집 할아버지와 우정을 나누는 동양인 소년 ‘러셀’의 모델이 피터 손 감독이었다. ‘몬스터 대학교’의 낙천적인 몬스터 ‘스퀴시’ 역할로 캐릭터 모델과 동시에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디즈니·픽사의 크리에이티브를 책임지는 총괄 프로듀서 존 라세터는 피터 손에 대해 “아주 재미있고 영리하다”며 다재다능한 개성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드니스 림 프로듀서는 “피터 손은 카리스마 넘치고 정직하며, 감성적이고 유쾌한 사람”이라며 “뛰어난 재주꾼으로 픽사에서 명성이 자자했다”고 칭찬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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