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너무 많이 팔아서 불안…이익 정체 우려"

입력 2016-01-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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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민수 기자 ]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달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공장판매(출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이익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5일 "현대기아 양사의 출고가 연간 800만대 이상으로 마감됨에 따라 12월 출고 실적은 오히려 부담되는 수준이 됐다"며 "신흥국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미국 등으로 수출 선적을 집중한 것이 연말 재고증가와 함께 매출 미실현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날 12월 공장판매가 각각 51만6359대와 30만8140대로 전년동월 대비 8.5%와 9.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차의 공장판매는 496만여대, 기아차는 305만여대를 기록했다.

공장판매는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판매자에 인도된 숫자를 말한다. 실제 매출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산 시점에 반영된다.

박 연구원은 "2015년 말 공장판매는 대체로 양호하나, 매출로 인식되는 판매는 재고증가와 함께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재고소진을 위한 판촉비 상승세도 당분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말 출하량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에 판촉비 광고비 등 비용 지출이 상당히 증가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4분기 실적에 대한 コ薦甄?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늘어나는 재고에 따른 판촉비 증가, 이로 인한 이익 정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6년 연간 공장판매 목표는 각각 501만대와 312만대로, 지난해보다 0.9%와 2.2% 늘어난 수준"이라며 "낮은 판매 증가에도 이익 개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가격 상승이 필요한데,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성장성 둔화와 경쟁 심화로 자동차산업의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3년간 출시한 주력 신차들의 판촉비는 출시 직후 잠시 하락한 뒤, 모두 상승반전했다는 점에서 올해 판촉비 하락도 힘들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예상보다 많은 판촉비와 이종통화 약세 등을 반영해 2016년 상반기에는 양사 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주가 정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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