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자동차 기상도(중)] 국산차 내수 줄어든다…수입 디젤차 성장세 꺾일지 '촉각'

입력 2016-01-05 13:51  

2016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성장세 둔화, 엔화·유로화 약세 지속, 신흥국 경기 부진 등 국내 완성차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외적 악재로 가득하다.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에 따른 상반기 수요 부진이 예상된다.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 한경닷컴은 신년 기획물로 새해 자동차 기상도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상) 자동차 내수 시장 키워드는?
(중) 완성차 내수 줄고, 수출·수입차 늘고
(하) 자동차산업 전문가에게 듣는다

[ 김정훈/안혜원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R&D(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기술을 혁신하고 질적 성장에 집중하자"고 신년사를 했다. 새해 국내외 자동차 시장 환경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내실 위주의 경영 행보가 예상된다.

산업연구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주요 산업조사기관은 올해 국내 신차 수요가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수가 줄면서 수출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에도 수입차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 개소세 혜택 끝나…업체들 "내수 판매 어렵다"

산업연구원은 작년 말 발간한 '2016년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완성차 내수는 작년 하반기 내수진작책에 따른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반면 수출과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180만대를 넘겨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자동차 내수는 올해 개별소비세 혜택 종료 등으로 전년 대비 5% 줄어든 171만8000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 175만대)로 예측됐다.

막바지 구매 찬스에 힘입어 지난달 국산차 판매량은 연중 최대치인 17만5000여대에 달했다. 개소세 할인이 종료되면서 새해 1월부터 업체 간 시장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요 회복으로 지난해 714억 달러에서 올해 731억 달러로 2.4%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수입은 수입차의 확대 영향으로 지난해 149억 달러에서 156억 달러로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연간 자동차 생산대수(450만대)는 큰 변동이 없어 내수가 줄면 수출은 늘어나는 구조"라며 "자동차 수출은 중국 저성장세, 단가약세 등의 영향에도 선진국 경기회복, 신차 출시 확대,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입차 50여종 신차…디젤車 수요 변화에 주목

수입차 업계는 올해 50여종의 신차를 출시한다. 20여종 미만에 불과한 국산차보다 2배 이상 많다. 국산차를 압도하는 신차를 무기로 영역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년까지 이어갔던 두 자릿수 성장 폭은 다소 낮아져 8%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2016년 수입차 신규등록은 25만5000대로 전망하면서 디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차 업계를 대변하는 단체인 자동차산업협회는 수입차 판매량이 연간 28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폭스바겐 사태 여파로 수입차 디젤 성장세가 한풀 꺾일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수입차의 고속 성장에는 '고성능 고효율'을 앞세운 디젤 자동차 인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작년 4분기 판매 추이를 보면 폭스바겐 이슈가 디젤차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디젤 차량의 수요 하락 폭은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폭스바겐 사태, BMW 화재 사건 등 각종 수입차 사고로 인해 독일차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추락하면서 디젤차 수요도 잠시 소폭 하락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되면서 결국 수입차의 선호도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늘어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수입차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젤차의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해외 시장은 선진국 '맑음', 신흥국 '흐림'

현대차그룹 산하 자동차산업연구소는 '2016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는 8850만대로 저성장(2.9%)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성장 둔화, 유럽시장 회복 지연, 브릭스 대체시장 부재 등이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꼽았다.

연구소에 따르면 선진국 시장의 자동차 수요는 소폭 상승 흐름이다. 미국은 지난해 연간 1800만대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판매 이후 대기수요 해소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1630만대로 점쳐지는 유럽은 불안한 경기 회복으로 증가세가 주춤해질 전망이다. 성장 폭은 미국은 1.6%, 유럽은 3.1% 선이다. 박홍재 소장은 "미국은 금리상승 영향으로, 유럽은 테러 확산 우려 등으로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흥시장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인도(6.3%)를 제외한 중국(7.0%), 브라질(-9%), 러시아(-4.4%) 등 대부분 지역이 성장 둔화 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 한해 현대·기아차의 브릭스 공략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다만 최대 시장인 중국은 구매세 인하 특수와 SUV 신차 투입 확대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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