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를 흔든 중국발(發) 증시 충격이 채 가라앉지 았았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번 중국 증시 폭락은 수급 부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 이보다는 중국 정부의 구조개혁에 따른 증시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유에서다.
◆ NH, 중국 '비중확대' 美·日은 축소·중립
5일 NH투자증권은 해외 주식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등에 대해서는 '중립' 혹은 '축소' 투자의견을 제시한 반면 중국에 대해서만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놨다.
이는 전날 중국 증시가 폭락해 이른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연출한 뒤 나온 보고서여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증시 충격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 전반이 흔들렸고 미국과 유럽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4일 7% 가까이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조기 마감했다.
증시 폭락은 제조업 지표부진과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해제, 위안화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따른 것이라고 시장은 해석했다. 상하이지수는 이날도 3% 넘게 급락 개장했다가 장중 소폭 상승 반전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조정보다 정부의 부양 의지와 주택 시장, 광공업 생산 등에서 나타나는 반등 신호를 더 주목한다"며 "특히 중국 정부가 경기와 금융 시장의 근본적 문제인 공급 측면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실물 경제지표가 전달보다 개선되고 있는 걸 볼 때 중국 경기 역시 저점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증시도 완만한 속도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위안화 약세 역시 지난해 8월과 같이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최근 위안화 관련 외환 상품이 많이 팔린 걸 감안하면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계속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유럽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출 둔화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미국에 대해서는 비중 축소를, 유럽은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는 비중 확대를 외치던 일본에 대해서도 중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노믹스의 강력한 도구였던 양적완화가 엔저로 인한 소비자 제품 가격 상승으로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판단에서다.
◆ 삼성·한국, 상하이지수 저가 매수 기회
삼성증권 역시 전날 중국 증시 폭락이 '과잉반응'에 따른 것으로 보고 오히려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이 증권사 전종규 연구원은 "이번 증시 하락은 위안화 약세, 수급 부담 등에 대한 과잉반응 潔駭?quot;며 "이달 중순 이후에는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패닉을 초래한 요인에 대해 중국 정부가 빠르면 이번 주부터 정책 대응을 할 것이란 게 전 연구원의 판단.
그는 "전날 급락으로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상하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2.7배와 1.5배로 과거 10년 평균보다 10.8%, 28.5% 할인된 영역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중국 증시 폭락이 저가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을 줬다고 분석했다.
최설화 연구원은 "수급 부담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로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6~8월의 폭락장처럼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중국 정책 당국에서 지준율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올해는 중국 구조조정의 원년으로 정부가 경기의 안정적 성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성급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며 '신중론'을 펼치기도 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하이지수 PBR이 1배 수준까지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충분하다"면서도 "정부 정책 대응과 위안화 환율 안정세를 확인하며 신중하게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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