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위안화가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과 중국 증시의 조정 요인은 물론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위안화 약세 및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위안화 약세 수혜 업종을 살피고 투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일 "한국이나 중국 증시에 있어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위안화 환율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 정부는 위안화 통화 바스켓 제도를 언급하면서 위안화의 약세(달러 대비)를 일정 수준 허용하겠다는 정책 기조를 나타냈다"며 "위안화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역외 위안화 환율과 역내 위안화 환율 간의 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위안화 약세 기대가 유지됨을 시사하는 상황이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위안화 환율은 단기적으로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그 폭과 기간은 역내외 환율 격차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5일 역내 환율을 6.6438로 전일 종가대비 0.26% 절상된 수준으로 고시했다. 하지만 역내외 환율 격차는 5일 종가기준 1.97%로 확대되면서 위안화 절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역외 환율과 역내 환율 스프레드가 예전과 다른 변동성을 보이는 이유는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의도를 시장이 선반영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위안화 변동성 확대에 대한 증시 대응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 약세 움직임은 외환시장에서도 주목하는 변수다.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 확대 및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원화에 대한 엔화의 영향력이 컸다면 하반기부터는 위안화 영향력이 커졌다"며 "위안화는 올해 약세 및 변동성 확대와 함께 원화 환율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전문가들은 위안화 약세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원화와 위안화 환율 간의 흐름에 대입해보면 원·달러 환율의 고점은 1210원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고환율 수준에서 양호한 퍼포먼스를 보이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도 "위안화 약세 구간에선 자동차와 IT 업종이 시장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통신과 유틸리티 같은 경기 방어적 업종도 양호한 성과를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원자재와 관련 깊은 소재와 산업재 섹터, 증시조정 시기에 취약한 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업종(화장품, 호텔레저, 건강관리), 증권주는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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