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광주 등 2만가구 공급
위례·천안 뉴 스테이 확대
'아크로' 브랜드로 고급화 주력
[ 김진수 기자 ] 새해 초부터 부동산시장에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주택 공급과잉 논란 속에 작년 11월부터 미분양 증가가 뚜렷하다. 다음달부터는 수도권 담보대출 심사도 깐깐해진다. 호재보다 악재가 더 부각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매년 초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은 경우는 드물었다. 새해에도 30만가구 정도의 신규 분양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세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일정 수준의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분야별 선두주자들의 계획과 전망을 들어본다.
지난해 10월 경기 용인 남사지구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한국기록원(영국 기네스 대행 기관)에 아파트 단지로는 이례적으로 등재됐다. 6725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한 단일 분양 최대 물량이었다. 견본주택 부지면적도 보통의 세 배(1만1000여㎡), 내부 상담석도 150석에 달했다. 이 단지의 분양 성공을 이끈 주인공은 김한기 대림산업 사장(건축사업본부장·55·사진)이다.
김 사장은 1984년 대림산업에 입사해 30년 이상 한 우물을 판 건설맨이다. 2012년 대림그룹 계열 건설회사인 삼호 대표를 맡아 경영을 정상화시킨 뒤 대림산업으로 돌아와 3년째 대림산업 건설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규모 민간 도시개발사업(남사 한숲시티)의 성공을 토대로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주택개발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만3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내놨던 대림산업은 올해도 2만1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주택·건축 부문 매출은 2조8000억원대로 전년에 비해 50% 가까이 늘었으며 수주액도 8조1000억여원으로 55%가량 신장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공급 물량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공급이 많았던 건 2010년대 들어 줄어든 입주 물량 부족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본다”며 “올해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주택 공급량보다 사업의 질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연초 부동산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이유로 공급과잉 논란과 더불어 금리 인상 가능성,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등을 꼽았다. 그는 “서민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금융회사 대출금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곳은 없다”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거래 감소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부동산시장 안정이라는 두 정책에 대한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을 비롯한 주택 임대관리사업과 서울 강남을 비롯한 도심권 재건축·재개발 수주 및 분양 등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인천 도화지구에서 국내 뉴 스테이 1호 사업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테라스형 뉴 스테이를 공급했다.
김 사장은 “충남 천안에서 재건축·재개발과 연계된 뉴 스테이 사업을 추진하고 서울과 인접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지역에서 뉴 스테이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서울 반포동에 공급한 고급 아파트 ‘아크로 리버파크’의 후속 단지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강남·서초·송파·관악구 등에서 향후 2~3년간 대규모 정비사업 단지가 나오는 만큼 ‘아크로’ 브랜드를 내세워 수요자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면과 품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김 사장은 “주방과 화장실을 제외한 나머지 평면을 수요자가 결정하게 하는 ‘D하우스’(프로젝트명)를 연구하는 등 품질 향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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