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타고 평양엔 교통체증…북한 자동차산업 '활기'

입력 2016-01-07 07:07  

북한 Focus

SUV 타면 '최고 신랑감'
장마당 활성화로 수입 활발…중국서 중고차 밀수도 성행
승용차보다 4륜구동 더 인기

신차 생산 연 4000대?
북중 합작사가 자동차 생산 이끌어…조립트럭 연 2만대 보도도
3대 자동차 공장 1만5000명 근무



[ 김대훈 기자 ]
북한 자동차 수입과 생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주철종도(主鐵從道)’란 말이 있을 만큼 철도 위주의 운송이 이뤄졌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AP통신은 지난해 12월 평양발 기사에서 “텅 비어 보일 때가 잦았던 평양 거리가 트럭과 택시 승용차들로 생기가 돌고 있다”며 “지난해(2014년)부터 도로에 ‘교통체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평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L당 한국 돈 600원 안팎. 평양에선 신호등 설치 및 도로 정비 공사가 잇따르고 있다.

군용 차량과 트럭 위주로 생산하던 북한 자동차산업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승용차, 미니버스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 자본과의 합작이 주목된다. 아직 등록 차량이 그리 많지 않고 노동비용이 저렴한 사정을 감안하면 북한 자동차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나온다.

○SUV 타고 드라이브

북한 자동차산업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한 기업인들은 평가한다. 지난해 ‘평양 국제상품전람회’ 참가차 방북한 한국계 미국 사업가 김수복 씨는 “북한 자동차사인 덕천자동차 덕중자동차 등이 생산한 화물차가 줄 지어 서 있었고, 북·중 합작사인 삼층자동차의 짐차(픽업트럭)도 전시돼 있었다. 평화자동차에서 생산한 SUV ‘쌍마’는 대당 1만1000달러에 팔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수십년간 20만대 수준의 차량 보유대수를 기록했다. 본격적인 ‘마이카’ 시대는 남북 합작사인 평화자동차가 1998년 설립되면서 열렸다. 하지만 생산과 판매는 지지부진했다. 대당 1만달러 안팎의 가격은 국제 시세에 비해 쌌지만 북한 주민의 주머니 사정에선 비쌌다. 통일그룹 측은 2012년 자동차 제조부문 지분을 중국 자본에 넘겼다.

그러나 최근 장마당 활성화와 맞물려 중국에서의 차량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평양 등 대도시 위주로 교통량이 많아졌다. 혜산 등 북·중 접경지역에선 중국산 중고차를 들여와 판매하는 밀수가 성행하고 있고, 등록증 발급과 평양까지 차량 운송을 대행해주는 업종도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중고차는 대당 3000달러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평화자동차가 판매하는 SUV ‘뻐꾸기·준마’, 승용차 ‘휘파람’ 등의 최신 모델은 인기가 시들해졌다고 탈북자들은 전했다. 부유층 외엔 구매가 어려운 1만달러 이상의 가격 때문이다.

북한에선 열악한 도로 사정상 승용차보다 경유를 연료로 하는 4륜구동 차량이 인기가 높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여성들에겐 자동차를 몰고 평양 주변을 드라이브할 수 있는 청년이 최고 신랑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차량으로 지방을 오가기 위해선 통행증이 필요하다. 이는 재력과 권력을 함께 갖췄다는 의미다.

○중국 부품 조립생산 활발

교통량 증가에 맞춰 북한 내 차량 생산도 활발해지고 있다. 남포 평화자동차 공장 등에서 연간 4000대가량의 신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한국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인구 100명당 한 대 수준으로 한국 등과 비교해서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북·중 합작 광산과 건설 현장 등에 투입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으로 들여가는 차량과 밀수 차량 등이 통계에 잡히지 않아 신차 등록대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4년간 북한에 연간 1만여대의 차량이 도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중 합작사의 상용차 생산도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노동비용이 싼 북한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북한 수도여객운수지도총국은 2009년부터 중국과 함께 평양자동차를 설립, ‘금강산’(미니버스)과 ‘천만리’(화물트럭)를 생산해 팔고 있다. 최근 미국 대북 매체인 NK뉴스는 북한 선전 매체를 인용해 북·중 합작사인 금평자동차가 연간 2만대 이상의 트럭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일공장에서 연간 2만대를 생산한다는 정보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생산한 뒤 중국에 퓔탭求?방식의 북·중 간 ‘자동차 경협’은 가능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북한 자체 자동차 공장인 승리자동차연합기업소 평성자동차공장 청진버스공장 등 3대 자동차 공장엔 1만5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있고, 타이어와 점화코일 등 주요 수입 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고 있음에도 최근 생산에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장마당 경제가 발전하면서 유통에 필수인 상용차 시장이 발달하고 뒤따라 승용차가 시장이 발전하는 과정을 북한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