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3년이면 다 바뀌는 전자산업

입력 2016-01-07 17:46   수정 2016-01-0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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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산업부/라스베이거스 기자 realist@hankyung.com


[ 김현석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6일(현지시간) 화려하게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6’. 아무리 둘러봐도 샤프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의 간판 기업들을 찾을 수 없었다. 이들은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은 불과 수년 전까지 초대형 TV를 수십 대씩 전시하던 CES의 터줏대감이었다. 또 하나의 주역이었던 소니는 전시 면적은 작년과 비슷했지만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게임기 등 자잘한 제품들을 나열해놓아 볼 만한 게 없었다. 신제품도 네 종류의 울트라HD TV를 내놓는 데 그쳤다. 파나소닉은 주로 기업간거래(B2B) 제품 중심으로 전시를 한 탓에 자사 부품이 들어간 타사 완제품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CES에서 일본 업체의 몰락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업체에 밀리고 중국에 쫓기면서 가전과 TV 사업을 잇따라 접은 데 따른 것이다. 도시바는 지난달 TV 공장(인도네시아)과 아시아 지역 브랜드 판권을 중국 스카이워스에 매각했다. 샤프는 작년 6월 북미의 주력 생산거점인 멕시코 공장을 중국 하이센스에 팔고 북미 시장에서 ‘샤프’ 브랜드도 넘기기로 했다. 디스플레이 원조 특허를 가진 샤프 등은 “기술 측면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고 안주하다 2000년대 들어 급변한 전자·정보기술(IT)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중국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하이얼 TCL 창훙 등 중국 가전업체들은 올해도 전시 면적과 제품을 대폭 늘렸다. 특히 드론과 3차원(3D)프린터 로봇 등 새로 뜨는 혁신제품에서 중국 신생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드론은 중국 DJI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이항은 이날 사람을 태우고 날 수 있는 드론 ‘이항 184’를 공개했다. 샤오미의 자회사인 나인봇 등도 눈에 띄는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전시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이목을 끄는 많은 신제품을 공개했다. 관람객도 여전히 많았다. 하지만 깜짝 놀랄 만한 혁신적 제품을 찾긴 어려웠다. 수년 전 일본 업체 전시장 모습이 겹쳐져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김현석 산업부/라스베이거스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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