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백스윙 톱의 핵심 '미들 백스윙'
정확도 높이려고 치는 펀치샷·하프샷이 미들 백스윙만으로 이뤄져
왼쪽 어깨 혹은 입술을 오른발 앞 지면 향하게 회전하면 백스윙 잘돼
백스윙 때 왼쪽 무릎은 따라가지 않게 버텨줘야 꼬임 현상 제대로 유지돼
[ 이관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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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이 프로는 계속 보챘다. ‘그거 가지고는 턱도 없다’는 투였다. ‘끙~!’ 하는 신음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게 모든 레슨에서 가장 중요한 동작이 될 수도 있다. 실패하면 나머지 레슨은 무의미하다”며 은근히 겁도 줬다. 바로 ‘미들 백스윙’이다. 골퍼들이 가장 많이 써야 하는 하프스윙이 곧 미들 백스윙이라고 최 프로는 말했다.
마음속에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란 의구심과 ‘내가 지금까지 백스윙을 이렇게 작게 했나?’라는 허탈함이 뒤섞였다. 미들 백스윙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걸까.
◆‘미 ?백스윙’은 스윙의 핵심
“골프는 결국 임팩트예요. 그런데 임팩트가 잘되려면 백스윙 톱이 정말 중요해요. 임팩트까지 내려가는 다운스윙 궤도를 결정짓거든요. 그 백스윙 톱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단계가 미들 백스윙입니다.”
말하자면 미들 백스윙은 자동차(백스윙 톱)로 치면 핵심 부품이란 거다. 그는 “골프도 숙달 과정에 자동화 단계라는 게 있다”며 “몸도 훈련이 되면 자동차처럼 부품이 제각각 정확한 순서와 시점에 맞춰 움직이는 머신이 된다”고 했다. 반대로 부속품 하나가 망가지면 퍼져버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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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보세요. 왼쪽 어깨가 얼마나 안 움직였는지 보이시죠?”
용을 쓴다고 썼는데 왼쪽 어깨는 왼발에서 오른쪽으로 10㎝ 정도밖에 회전하지 않았다. 어깨 대신 팔과 손목이 더 많이 움직였는데 어깨가 회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게 최 프로의 지적이다. 어깨 회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왼쪽 어깨를 제대로 못 돌리니까 팔꿈치가 대신 구부러지는 거고, 팔꿈치가 구부러지니까 손목 코킹이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스윙 과정에 사용하는 관절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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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설명은 이랬다. 이미 오랫동안 습관화된 스윙 자세는 나름의 자동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오류도 마찬가지의 메커니즘을 갖게 된다. 이걸 골퍼들이 ‘안정감’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정상 자세로 환원할 때 더 불안을 느낀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것과 다를 게 없었다. “그래서 뭐든 엄청 과장되고 지나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도록 스윙을 교정해야 실제 교정이 되는 사례가 많아요.”
◆체중 오른발에 100% 실려야
불안감을 가라앉힌 뒤 다시 시도해봤다. 오른발 밑으로 몸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몸무게가 모두 오른쪽 다리에만 쏠린 듯했다. 아이언으로 다시 왼쪽 어깨가 회전한 정도를 재봤다. 오른발 근처까지 왔다. 확연한 변화다.
주의할 점이 몇 있다. “백스윙을 시작할 때 왼쪽 무릎이 따라오도록 놔두면 꼬임이 풀려버려요. 애써 백스윙으로 몸을 꼬고 있는데 무장해제되는 거죠. 최대한 버텨주는 게 중요합니다.”
스윙 아크를 크게 그리는 데는 오른 팔꿈치 역할이 중요하다. 왼 팔꿈치는 쭉 곧게 뻗되 오른쪽 팔꿈치도 최대한 밀어서 펼쳐진 각도가 90도 이상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팔 팔꿈치가 붙어 다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 하지만 막상 몸으로는 그 동작이 나오지 않았다. 오른 팔꿈치 방향을 제대로 고치면 오른 무릎이 펴졌다. 왼쪽 팔꿈치를 쭉 펴려 했더니 고개가 일어섰다. 동 邦?꼬이고 엉켰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부속품 하나가 바뀌면 자동차는 잘 갈 수 있지만 사람은 밸런스를 잡아주는 과정이 필요해서 사실상 부속품을 다 해체한 뒤 재조립하는 과정이 필수예요. 사람과 기계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쉬운 연습 방법은 없을까. 그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키스법. 왼쪽 어깨 혹은 입술을 오른쪽 앞발 지면에 댄다는 느낌으로 회전하라는 것이다. 지면에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으니 ‘헤드 업’ 방지 효과가 좋다. 두 번째는 ‘손톱 카메라’ 쳐다보기다.
미들 백스윙을 완성한 뒤 클럽을 잡은 손(그립)을 봤을 때 오른손 엄지손톱이 자신을 마치 ‘카메라로 촬영하듯’ 바라보고 있으면 제대로 된 미들 백스윙이라는 것이다.
글=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사진=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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