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글로벌 저성장 우려와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 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당분간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우지수, 올해 4거래일 만에 5.2% 하락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3% 떨어진 1만6514.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4%, 3.0%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4거래일 만에 5.2% 하락했다. S&P지수와 나스닥지수의 낙폭도 각각 4.9%, 6.4%에 달했다.
이날 뉴욕 증시의 하락에는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등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상하이종합지수는 7.3%, 선전 성분지수는 8.4% 각각 떨어진 뒤 개장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폐장했다.
또 유가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뉴욕 증시에서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1% 떨어진 배럴당 33.27달러로 장을 마쳐 2004년 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2004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32.16달러까지 내려갔다.
유럽 주요 증시도 이날 하락세가 지속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30지수는 2.3% 하락해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도 2.0%, 프랑스 파리 CAC 40지수도 1.7% 각각 하락했다.
◆중국 증시 충격에 글로벌 저성장 우려·국제 유가 약세도 원인
새해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추락한 데에는 중국 증시의 붕괴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상하이 증시와 선전 증시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에 이어 7일에도 조기 폐장했다. 낙폭이 과대해 15분 동안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는데도 오히려 하락폭이 확대되자 3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조기 폐장 결정이 이뤄졌다.
여기에는 우선 올해 새로 도입된 서킷브레이커가 일차적으로 기여했다.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을 키운 결과가 돼 중국 감독당국도 서킷브레이커 제도 운용을 잠정 중단했다.
근본적으로는 중국의 저성장 우려가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 지난 4일 중국 제조업이 위축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시경제 지표가 발단이 되면서 증시가 하락했다.
글로벌 저성장 우려도 주요 국가의 주식시장을 침체로 몰고 가는 요인이다. 지난 6일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성장률(2.4%)보다는 높지만 세계은행이 작년 6월에 전망했던 3.3%보다는 무려 0.4%포인트나 낮아진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추락하는 것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현상 속에서 글로벌 저성장 국면에 따라 원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란-사우디아라비아의 긴장 고조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줄면서 유가 하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 쉽지 않다"
당분간 글로벌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노무라증권의 밥 잔주아 투자전략가는 이날 고객에 보낸 메모에서 "이번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매도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주식시장 추락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진행돼 온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과다한 채무 때문에 발생한 자산 버블 폭발을 단순히 중앙은행 주도 자산 버블로 치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증시의 하락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열리는 포럼에 참석 중인 소로스는 '중국이 성장을 위해 위안화를 절하하는 것'을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중국이 직면한 경제 조정 문제가 위기에 이르렀다"면서 2008년에 겪은 일들을 상기시킨다고 경고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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