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감·자신감 심어주는 작은 관심 필요
오현택 < 스쿨룩스 대표 >
언젠가 우연히 TV 연예프로그램에서 본 한 탈북 학생의 꿈은 이종격투기 대회인 UFC 챔피언이었다. 이 학생은 한국행을 기다리며 중국에서 숨어 지낼 때 북한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괴롭힘과 구타를 일삼던 사람들로부터 자신과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그 거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 한국에 정착하려는 탈북 청소년들의 상황은 어떨까. 한국 역시 탈북 청소년의 상당수가 탈북자라는 편견과 미흡한 지원 제도로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천안함 사태나 목함지뢰 도발과 같은 큰 사고가 터질 때마다 한국 사회의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져 악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북한이 싫어서 사선을 넘어온 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기는커녕 상처만 준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이들이 온전하게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모두가 각자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고자 2013년부터 탈북 청소년 정규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고 있다. 큰 舅?아니지만 이들에게 교복은 한국 학생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이자 학교생활을 떳떳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자신감’이란 말을 듣고 무척 뿌듯했다.
탈북 학생들이 무시당하는 이유 중 하나가 말투 등 문화적 소통 방식의 차이라고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어울려보는 것은 어떨까. 보여주기식의 단발성 지원이 아니라 이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변화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재능 기부나 멘토링 활동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UFC 챔피언을 꿈꾸는 그 학생은 “한국 땅에 탈북자 수가 3만명을 헤아리는데 대부분 아픔을 가지고 있다”며 “꼭 성공해 탈북자도 남한 사람 못지않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중국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 싸움을 익혔던 이 학생의 각오가 남다르게 전해진다. 탈북 청소년들이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서 일어선다면 좋겠지만 모두의 관심 속에 빠르게 정착하고 새로운 꿈을 활짝 펼칠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탈북 청소년의 성공적인 학교생활과 정착을 돕는 일은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됐을 때 이들이 한국과 북한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와 꿈을 찾아온 이들 ‘어린희망’에게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
오현택 < 스쿨룩스 대표 >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