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윤선 기자 ]
지난해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2대의 세탁통을 동시에 돌릴 수 있는 세탁기 ‘트윈워시’를 내놨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초기 출고가를 280만원으로 정했다. 보통 드럼세탁기는 100만원대 초반이다. 가격을 책정할 때 영업부서에선 “그 정도 세탁기의 구매층은 전체의 0.01% 정도”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출시 뒤 두 달여간 팔린 전체 세탁기 중 5%가 트윈워시였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사진)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조 사장은 “지금 시장이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정말 소비자를 편하게 해주는 제품이라면 비싸도 팔린다는 것을 보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LG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6’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용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와 빌트인용 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공개했다. LG시그니처 냉장고 가격은 700만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가격이 비싸지만 충분히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게 조 사장의 판단이다.
조 사장은 “현재 LG전자의 주력인 냉장고 세탁기 등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며 “잘하지 못하는 주방가전, 빌트인 등에 집중해 실적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빌트인 가전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통해 5년 안에 세계 5위권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은 연간 약 8조원 규모다.
라스베이거스=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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