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살 만하네요"…'전세형 분양 아파트' 2년 성적표는 B+

입력 2016-01-08 18:43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220가구 중 100가구 살던 집 매입

송도 글로벌푸르지오, 614가구 중 절반 이상이 '구매 확정'



[ 문혜정 기자 ] 2012~2013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분양 조건부 전세’ 물량이 최근 잇따라 재분양되고 있다. 이 방식은 주택 수요자가 분양가의 일부만 내고 2~3년간 살아본 뒤 아파트 구매를 결정하는 것으로 부동산 침체기 때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등장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수도권 여러 곳에서 이 방식의 전세 계약이 잇따라 종료되면서 집값과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 상대적으로 주택형이 작은 단지를 중심으로 재판매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도·일산 등 ‘전세형 분양’ 합격점

서울 서교동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 주상복합 아파트 ‘메세나폴리스’는 2012년 10월부터 1년간 총 617가구 중 220가구에 대해 분양 조건부 전세 입주자를 모집했다. 3년이 지난 뒤 100가구는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나머지 120가구 거주자들은 ㎨汐?3000만~5000만원과 원상 복구 비용을 내고 주택 구입을 포기했다. 이들 거주자는 이주를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이 중 70가구가 이미 제3자에게 판매됐다고 밝혔다. 2008년 전용면적 122㎡ 분양가가 13억~14억원(3.3㎡당 평균 2800만원)이었는데 최근 전세 시세가 10억~11억원, 월세가 월 500만원 선으로 뛰어 수요자가 생겨났다는 설명이다.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도 2013년 10월 이 같은 방식으로 614가구 거주자를 모집했다. 이 중 350가구는 최근 계약기간이 끝난 뒤 남겠다고 결정했다. 나머지 264가구 중 140가구는 새 주인을 찾았다. 송도 기반시설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자립형사립고 추가 설립 등 교육 여건이 좋아지면서 전세 계약의 80%가량이 구매로 연결된 것이다. 대우건설은 남은 124가구를 재분양할 예정이다. 일산 자이도 가장 큰 주택형(전용 240㎡) 몇 채를 제외하곤 모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세 계약이 끝나는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 ‘행정타운두산위브’, 일산 ‘위브더제니스’ 등의 재분양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용인은 신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 미분양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미분양 폭탄’은 피했다

상당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분양 조건부 전세’가 최악의 주택 불경기에 대응한 적절한 마케팅이었다고 자평한다. 서울 및 수도권은 지난 2~3년 새 분양가와 전셋값이 많이 올라 ‘분양 조건부 전세’ 물량 중 상당수가 팔려 나갔기 때문이다.

김종대 GS건설 메세나폴리스 분양소장은 “2012년 ‘15~20% 할인분양’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떠안아야 해 분양 조건부 전세 계약을 선택했다”며 “준공된 아파트를 미입주 상태로 비워 놓지 않고 연예인과 교수 등 전문직과 외국인 세입자를 적극 유치해 고급 주거지 이미지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이 방식은 당시엔 도저히 팔기 불가능한 중대형 아파트(옛 40~80평형대)에 주로 적용됐다”며 “계약이 끝나면 악성 미분양 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도 많았지만 최근 일부 단지에선 중도금 무이자, 잔금납부 유예, 일시완납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면서 지속적으로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 분양 조건부 전세

애프터 리빙 리턴(after-living return·환매 조건 분양), 프리 리빙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2~3년간 살아보고 주택 구입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일부 단지는 계약 초기에 미리 거주자에게 소유권을 이전(매각)해 놓고 건설사가 중도금 대출 이자 등을 대납하기도 한다. 나중에 거주자가 원하면 주택을 환매해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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