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8일 “개성공단 폐쇄는 여러 가지 상황 변화에 따라 검토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며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확성기에 조준사격을 하는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하고 우리가 대응사격을 가하는 등 남북 간 군사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때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 폐쇄카드를 꺼내 든 적이 있었다. 2013년 4월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를 먼저 철수시키자 박 대통령은 “우리 직원을 모두 철수시키고 입주기업에 대한 경협보험금 지급을 검토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하면서 완전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대통령의 강경대응에 북한은 자세를 낮춰 개성공단 재개 협상을 하자고 대화 테이블로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청와대 참모는 “2013년에는 북한이 먼저 근로자를 철수했고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 4?rdquo;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실험을 응징하는 충분한 명분이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기 때문에 아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폐쇄 내지 (인력) 철수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국민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을 통한 관계 개선의 상징성 때문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이 최고 수위의 도발을 했을 때도 폐쇄 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 한 대북 소식통은 “앞으로 남북 긴장이 더 고조되더라도 정부가 폐쇄카드를 먼저 꺼내기보다는 가동 일시 중단, 직원 대폭 철수 등을 먼저 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진모/김대훈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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