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추락하면서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과 북한 핵실험 등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우려된다.
지난 8일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중국 증시 폭락과 위안화 절하 여파로 각각 배럴당 33.55달러, 33.16달러로 마감했다. 주중 배럴당 32달러 대까지 떨어져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내린 지 1년 반 만에 3분의 1 수준까지 추락했다.
두바이유 역시 같은날 배럴당 29.16달러에 거래를 마쳐 12년 만에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싼 원유인 서부캐나다원유 현물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미국 등 많은 국가의 소비자들은 저유가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떨어진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우디와 러시아, 베네수엘라는 심각한 재정 적자에 빠졌다.
사우디는 980억 달러 규모 재정적자에 허덕이며 최근 연료 등의 보조금 삭감, 민영화 등의 적자 감축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출혈이 심각한 상태 ? 아시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인 노블그룹은 최근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으며 지난해 주가가 60% 폭락했다.
저유가가 이어지면 석유 제품과 석유 화학 등의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지정학적 위험 또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남아있다. 중동지역 불안과 국제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국제유가를 급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며 "중동 분쟁이 원유 관련 시설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지역 석유시설이 공격을 받거나 각국 내전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 이슬람국가(IS)의 국제 테러가 확대되면서 생기는 불안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도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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