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라
주식형 투자 많은 '공격형', 같은 자산도 4~5개로 나눠야
연 기대수익률 10%로 잡고 7년 재투자하면 원금 2배로
[ 백은지 기자 ] 직장인 김민재 씨(35)는 5년간 매달 100만원씩 은행 적금을 들어 6000만원가량을 모았다. 결혼비용과 전세금을 마련하려면 최소 2억원은 필요한데 겨우 연 1~2%대 이자를 받아선 답이 없다는 생각에 주식 관련 사이트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627% 뛴 한미약품이나 86% 넘게 오른 아모레퍼시픽 같은 급등주들을 보니 종목 투자로 1억원은 벌 수 있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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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해에 이런 수익률을 내는 종목은 희박하다. 대박이 났다 하더라도 ‘상투’를 잡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실제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초부터 7월 말까지 100% 넘게 상승했지만 그 이후 연말까지 54%가량 하락했다. ‘꼭지’에 들어갔다면 단 5개월 만에 5년간 모은 투자 원금의 절반이 날아갔을 것이다.
이른바 ‘주식 전문가’라고 불리는 펀드매니저들의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고작 3.37%였다. 김씨 같은 직장인이 아무런 경험 없이 그저 요행을 바라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적은 종잣돈이라도 다양한 상품에 장기간 분산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조언한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PB 20명에게 6000만원 종잣돈을 가진 직장 초년생들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추천받은 결과 절반가량(2400만~3000만원)은 주식 및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공격형’을 제안했다. 국내 주식 상품에서는 배당주펀드와 중소형주펀드를, 해외 주식 상품에선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주식펀드와 중국 본토펀드 중에서 각각 한 개씩 골라 비슷한 금액을 나눠 넣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나머지 10~15%에 해당하는 600만~900만원은 채권형펀드에, 20~30%인 1200만~1800만원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으로 채우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때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나올 수 있는 수익률은 연 3~4%, ELS는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등 주요 지수가 기초자산인 경우 연 6% 안팎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채권형펀드나 중위험 중·수익형인 ELS, 국내외 주식형펀드와 개별 주식을 골고루 담아 투자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연 10% 수준이다. ‘겨우 10%?’라고 말할 수 있지만 현재 정기예금 금리와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39%)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익률이다.
갈수록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재테크 시장에서 젊은 직장인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시간’이다. 이미 모아놓은 종잣돈 외에도 매달 들어오는 월급의 50%는 견조한 실적을 내주는 우량 주식을 차곡차곡 사모으거나 매니저 변경 없이 일관성 있게 운용되는 주식형펀드에 적금처럼 넣으라는 게 증권사 PB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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