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 디자인<132> 노후에 쓸까? 자식에게 줄까?…은퇴설계 '부부 합의'가 먼저

입력 2016-01-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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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작년 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상속을 주제로 60세 이상 참가자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 중에는 배우자나 자녀를 위해 일찌감치 상속계획을 세운 경우도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다. 인터뷰에 참가한 분들이 상속과 관련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증여세나 상속세 부담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금융회사에서 제공하는 절세 관련 상담서비스나 세미나에는 참가자가 꽤 많다.

한편 인터뷰 과정에서 절세 못지않게 참가자들이 관심을 두는 대목이 하나 더 있는데, 상속에 관한 부부간 의견 차이다. 자녀를 위해 상속계획을 세우고 싶어도 부부간에 생각이 다르거나 갈등을 겪고 있어서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대기업 임원으로 은퇴한 김모씨(70) 부부는 그동안 자식들을 키우며 재산을 모으기만 했지 자신들을 위해 마음껏 돈을 쓸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김씨는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은 최소화하고 지금부터라도 아내와 여생을 즐기며 아낌없이 돈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내는 한 푼이라도 더 助?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한다. 심지어 자식들에게 아직 재산을 증여하지 않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조바심을 드러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김씨는 상속만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아내에게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다 털어놓기도 부담스럽다.

맨손으로 자수성가해 국내 굴지의 기업을 일으켜 세운 오모씨(67)는 금융회사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상속계획을 꼼꼼히 세워뒀다. 부동산 자산 중 일부는 아들에게 이미 증여했고,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이런 계획들이 탐탁지 않다. 그녀는 자식한테 무작정 재산을 물려주는 게 오히려 자식 인생에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부부는 재산에 대해 반반씩 권리가 있는데 사전에 상의도 없이 혼자 결정한 남편에게 불만이 많다. 한편 김씨는 자신의 깊은 뜻을 몰라주는 아내에게 몹시 서운하다.

상속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여생을 즐기고 싶은 게 모든 부부의 꿈이다. 하지만 서로 신뢰가 부족하면 성공적인 상속을 기대하기 어렵다. 노후 준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상속계획을 현명하게 세우려면 일단 부부가 서로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수다. 신년을 맞아 상속계획을 세울 생각이라면 부부가 상속에 관해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일부터 시작해보기 바란다.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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