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FG운용 등도 캔버라·멜버른 빌딩 매입
호주 달러 약세 틈타 저가매수
[ 이현진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11일 오후 4시12분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호주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여파로 호주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은 최근 호주 시드니에 있는 ‘탑라이드쇼핑센터’(사진)에 4000만 호주달러(약 300억원)를 투자했다. 쇼핑몰이 갖고 있는 차입금을 떠안는 방식으로 미국 및 일본 은행과 공동 투자했다. 목표 수익률은 연 5%다.
시드니 중심부에서 약 12㎞ 떨어진 라이드 지역에 있는 복합 쇼핑센터다. 유명 유통매장과 도서관 영화관 카페 음식점 은행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입점해 있다. 쇼핑몰 위에는 호주의 대표적 건설사인 크라운인터내셔널그룹이 지은 주거시설(레지던스)이 있다.
흥국자산운용이 호주 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고 호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임대 수입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데다 가격도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흥국생명도 시드니에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가 임차인으로 들어 있는 건물이다. 같은 시기 한국투자증권과 FG자산운용은 캔버라에 있는 ‘루이살로손’ 빌딩을 2070억원에 인수했다. 1170억원은 현지에서 대출로 조달하고 900억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으로 산 뒤 국내 기관투자가에 재매각했다.
지난해 7월엔 공무원연금 및 국내 보험사들이 FG자산운용이 결성한 부동산펀드를 통해 멜버른과 앨버리에 있는 호주국세청(ATO) 건물을 사들였다.
호주 부동산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 투자자들이 호주에서 철수하면서 부동산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이 틈을 노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호주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가격이 많이 오른 선진국이나 국내 업무용 빌딩(오피스)을 사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호주 등 신흥국 부동산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매수해 가격이 오르면 판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호주 경제는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성장 둔화를 겪을 수 있지만 앞으로 4~8년 안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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