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협 파탄' 선언한 한노총] 해외 돌며 자랑했는데…'국제 망신' 우려

입력 2016-01-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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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위원장 '아쉬운 행보'

김대환 위원장 4개국 출장
입법 안되는데 홍보에 열중



[ 백승현 기자 ] 17년 만에 이룬 노·사·정 대타협이 4개월 만에 ‘물거품’이 되면서 국제적 망신거리가 될 처지에 몰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타협 1주일 만인 지난해 9월22일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노·사·정 대표 네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노·사·정 대타협 성공을 격려했다.

대통령의 격려에 힘을 얻은 김대환 위원장은 이후 수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17년 만에 이뤄낸 한국의 노·사·정 대타협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김 위원장은 9·15 노·사·정 대타협 직후 러시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국제노사정기구연합(AICESIS) 총회에서 한국의 노·사·정 대타협 성과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한국이 회의에서 국제노사정기구연합의 신임 이사국 및 아시아 대륙의 사무부총장 국가로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10廈〈?네덜란드에서 열린 국제노사정기구연합(AICESIS)-국제노동기구(ILO) 공동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노사정위는 당시 베로니크 티메로스 네덜란드 경제사회위원회(SER) 사무총장으로부터 “노·사·정 대타협은 매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합의”라는 평가를 들었다고 발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대표 등이 “벤치마킹할 모범사례”로 평가했다는 점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12월에는 그리스와 스위스에도 다녀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해외를 돌며 대타협 성과를 ‘자랑’했던 시기에 국내에선 대타협 후속 논의는커녕 노·사·정 간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 한국노총은 대타협 선언이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누리당이 노동 5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정부가 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비난하면서 대타협 파기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국회의 입법 작업은 한 발짝도 진전이 없었지만 한국노총의 반발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고, 결국 정부가 작년 말에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등 2대 지침 초안을 공개하자 파기카드를 꺼냈다.

김대환 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을 찾아 “노·사·정 합의는 역사의 자산으로 한 사람이나 한 집단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설득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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