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IB등으로 이직
[ 이태호 기자 ] 크레디트(credit·기업신용) 애널리스트들이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떠나 자산운용이나 투자은행(IB) 업무를 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14년 전후로 회사채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기관투자가들의 소수 우량 회사채 ‘편식’이 심해지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신용분석 수요가 줄어든 까닭이다.
최종원 삼성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심사부로 자리를 옮겼다. 기존의 회사채 등 신용 분석과 기관투자가 자문 업무에서 벗어나 IB 거래 관련 위험을 심사하고 있다. 작년 10월엔 김세용 신영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가 HMC투자증권 심사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부터 흥국자산운용에서 대체투자를 이끌고 있는 류승화 본부장은 과거 신용분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의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2010년 애널리스트 직함을 떼고 IB업계로 옮긴 뒤 이제는 자산운용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모펀드(PEF)인 LK투자파트너스의 강성부 대표이사, 삼성증권에서 신용파생상품을 운용하는 진수봉 차장도 같은 동양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2014년 메리츠화재가 최연소 임원으로 영입한 김종민 자산운용본부장은 삼성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같은 회사에서 리스크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명재열 파트장도 대우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였다.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애널리스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장기적인 안목과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한때 몸값이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회사채 발행 잔액이 2014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 활력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신용분석이 특히 요구되는 A등급 이하 비우량 채권 투자를 기관투자가들이 지난 몇 년간 대거 줄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 ‘수요’는 더욱 위축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모든 투자 결정 시 반드시 필요한 신용분석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IB나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편”이라며 “회사채시장의 위축이 애널리스트들의 이동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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